"언론이 벽이 되고 있다"

반핵 부안군 대책위 김종성 위원장 인터뷰

2003-11-21     김종화 기자

-현재 상황은.

"1만여명 이상의 경찰력이 동원돼있다. 주민들은 굉장히 울분을 참고 있다. 어제, 엊그제 시위 진압으로 인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어제도 저녁 7시 반에 집회가 예정돼있었는데 경찰이 6시 반에 수협 앞 무대를 뜯으면서 시위 주동자급을 선별해서 연행해갔다. 하지만 오늘 촛불집회는 예정대로 열 것이다."

-주민들 민심은 어떤가.

"주민들은 모든 것에 대해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정부 책임이 크다. 주민들이 양보해 선택한 주민투표조차도 정부가 시행할 수 없다는 것은 핵폐기장을 강행하려는 속셈밖에 안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부 언론과 폭력경찰이 주민들을 자극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제 다친 전경을 후송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는데.

"19일 시위과정에서 주민 60여명이 다쳤고 그 병원(성모병원)에는 가족까지 합해 150여명이 있다. 그런데 그 병원에 전경을 후송한다는 것은 피해자 분들의 심리를 생각했을 때 위험한 일이다. 그러한 불상사가 일어난 것은 정말로 유감이나 이 일로 인해 사건의 본질이 호도되는 것은 옳지 않다."

-노 대통령이 오늘 핵폐기장 강행 의사를 밝혔는데.

"'다된 밥'이라고 언론을 통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으나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부안에는 핵폐기장이 못들어온다. 산자부 등에서 여론조사를 했지만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님비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부안 주민들은 처음 이 투쟁을 시작하면서 핵폐기장 반대 투쟁을 벌였던 다른 지역에 대해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가졌었다. 님비가 아니라는 것은 모든 국민이 잘 알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핵폐기장 반대 투쟁을 넘어 에너지 정책 전반까지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마지막이어야 하겠지만 만약 다른 지역에서 이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난다면 우리 주민들은 그 곳에 가서 연대투쟁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론이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내소사 사건(김종규 군수 폭행 사건) 이후 기자들이 굉장히 많이 왔다. 그런데 이 언론이라는 것이 이 지역을 객관적으로 보도해 다른 지역과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벽이 됐다. 일선 기자와 데스크의 생각이 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본질적이고 깊이있는 문제의 원인을 파헤쳐가는 언론이 돼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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