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없는 위키… 아무나 와서 쓰라, 분탕질도 좋다"
[인터뷰] 여성주의 백과사전 '페미위키' 만드는 사람들 "참여와 토론, 중재, 선순환 구조 필요"
낙태: (경고. 이것은 대한민국에서 불법입니다.)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 제269조.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나무위키, '낙태' 검색 결과)
페미위키 운영자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탕수육'(필명, 프로그래머)씨는 "위키는 다수의 편집자가 참여해 객관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견고하다"라며 "하지만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편견, 혐오, 차별, 선입견이 존재하는 한 오히려 사회적 강자, 다수, 억압자의 논리를 반복할 뿐이다"라고 페미위키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페미위키는 '#00계 성폭력 말하기' 아카이빙 운동과 관련해 피해 호소자들의 법률자문 비용 마련을 위한 펀딩을 진행 중이다. 이미 목표액은 달성된 상태다. 미디어오늘은 페미위키의 운영진 십여 명 중 세 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모두 필명으로 진행됐다. '탕수육'은 페미위키의 기술적인 부분을, '보쌈'과 '오로라샤워'(이하 '샤워')는 콘텐츠를 만들고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는 25일 저녁 서울 사당역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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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너 정도면 결혼할 만하지"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남자들이 나를 볼 때 자신의 신붓감이 될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구나 싶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사회구조 자체가 여성에게 불합리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보쌈: 엄마가 여성인권운동에 관한 일을 하신다. 그런데 엄마는 일을 하다가도 밥 먹을 시간이 되면 아빠 밥 차리러 집에 오더라. 중학교 때 선생님이 여성혐오적 발언을 한 것을 지적한 후 왕따가 된 적도 있다. 그 외에도 잦은 성희롱을 당하는 등 여러 경험들이 쌓였다.
탕수육: 과학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공부를 하다보니 과학과 일부 페미니즘 이론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느꼈다. 그런 이유로 원래 반-페미니스트에 가까웠는데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며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생각이 서서히 바뀌었다. 페미위키에는 페미니즘과 과학 관련 문서들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b>-'페미위키'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탕수육: '열심'이라는 필명을 쓰는 분이 최초로 페이스북에 제안했었다. 한국 인터넷 위키 가운데 나무위키가 가장 활발한데 여성혐오적 문서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처음에는 나무위키에 가입해서 수정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자꾸만 재수정을 당하고 답답한 일이 많아져서 아예 우리만의 위키를 만들자고 제안하셨고, 나도 동참하게 됐다.
샤워: 예를 들어 나무위키의 '야한 동영상' 소개글의 미주 1번은 "남자 쪽에 빗대자면 AV 배우가 얼굴도, 몸매도 죄다 떨어지는데다 늙은 추녀라고 생각해 보면"으로 시작한다. 페미위키의 '나무위키'의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