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8000만 원 쏟은 정부 앱, 설치자는 '113명'
문화체육관광부 49개 앱 중 21개 앱 설치자수 1000명 미만… 이용률 저조해 앱 17개 폐기되기도
2016-08-05 금준경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기관이 만든 스마트폰 애플레이션의 사용률이 매우 저조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체부 및 산하기관이 지난 7월까지 24억4800만 원을 들여 스마트폰 앱 49개를 개발했으나, 이들 가운데 21개(42.9%)앱의 설치자수가 1000명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특히 국립중앙도서관의 '국가자료대체공유시스템'앱은 개발비 8000만 원이 투입됐지만 설치자는 113명에 불과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관을 듣다'는 개발비 1800만 원이 들었지만 설치자는 37명 뿐이다. 대학체육회의 '생활체육정보포털'은 개발비 1000만 원이 들었지만 설치자는 11명에 불과했다. 설치자는 다운로드수가 아닌 현재 설치한 이용자의 수를 말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8월 추경예산으로 '한국어 스마트러닝 학습 어플리케이션 2종'등 앱 개발에 필요한 예산 10억 원을 편성해 예산낭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문체부와 산하기관 앱들이 이용률 저조 등의 문제로 잇따라 폐기되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와 올해에만 문체부와 산하기관 앱 17개가 폐기됐다. 문체부가 2011년 1700만 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공감카툰'앱은 지난해 5월 폐기됐다. 국립국어원이 3900만 원을 들여 만든 앱 '한국수화사전'은 지난 4월 폐기됐으며, 한국관광공사가 8200만 원을 투입한 '의료관광 홍보 앱'은 지난해 5월 폐기됐다.
김병욱 의원은 "공공기관에서 운영되는 스마트폰 앱 상당수가 제대로 사용도 안 되고 폐기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데도 사업 타당성 조사나 평가 없이 앱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체부와 산하기관이 201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분별한 앱 개발에 대한 지적을 받고 개선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타당성조사 없이 앱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개발비가 일정 수준이 넘어가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할 때, 소관 부처와의 사전협의와 수요조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앱 활용도를 분기마다 평가해 기관장에 보고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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