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혐오라고요? 남 탓할 때가 아닙니다

[기고] "메갈리안 해고 논란? 이건 여성혐오의 문제가 아닙니다" 에 반박

2016-07-26     이선영

이선옥님의 기고 '

▲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인증한 여성 성우에 대해 네트즌들이 항의를 제기하자 넥슨은 하루만에 여성 성우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사진=김자연 성우 트위터

이상이 이선옥의 빅뱅이론의 특수효과이겠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이선옥이 '작년부터'라는 칼날로 잘라 놓은 저 시간을 약간만 확장해 본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설화는 다음과 같이 다시 쓰여야 할 것이다.

몸무게 100킬로가 넘는 거구의 남성 A와 50킬로를 겨우 넘는 왜소한 남성 B가 있다. A는 B를 때리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해결했다. 어느 날 몸이 약한 B의 분노가 폭발했다.

B: 어떻게 너 나를 20만년 동안이나 때리니? 역사책에 기록된 것만 쳐도 4천년이야.
A: 어라? 니가 감히 내게 주먹을 휘둘러?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더 맞아라!
B: 야, 때리지 마. 너무 아프잖아. 나쁜 놈아!
A: 너도 나 때리잖아. 지금도 때리고.
B: 야, 니가 내 덩치의 두 배인데 이게 무슨 때리는 거냐?!

여기서 이선옥이 등장한다.

이선옥 : 폭력은 나빠! 야, 너 B. 왜 폭력을 써서 싸움을 만드니?
B: 무슨 소리예요? 쟤가 무작정 때리는데 그냥 맞아요?
이선옥 : 네가 먼저 때렸어. 내가 작년부터 봤는데 네가 먼저 주먹을 휘두르더라?
B: 작년에요? 내가 계속 맞다가 겨우 반항하기 시작한 게 작년인데요?
이선옥 : 아냐. 네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 이 세계는 2016년 5월 29일 메르스 갤러리의 출현과 함께 창조되었어.

이선옥에 따르면 한반도의 혐오는 스즈미야 하루히, 아니 메갈과 함께 창조된 것이다. 아니, 아니, 혐오의 근원이 메갈리아이며, 다른 평범한 인간들은 그에 '동일한 방식으로' 저항할 뿐이다. 이선옥에게 메갈리아는 악의 창조주 데미우고로스이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공식적인 기고며 논평 중에 이렇게까지 메갈리아를 과대평가하는 주장도 없을 것이다.

<b>메갤 미러링 하세요?

이선옥의 주장들 중 경청할 만한 부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에 관해서나 논리적으로나 완전히 파탄상태인 글 속에서 간신히 헤엄치고 있는 그런 지푸라기들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회는 망했고 '스끼다시'조차 별로지만 커피는 맛있는 그런 횟집이라고나 할까.

앞서 살펴보았듯 이선옥은 4차원의 시공간을 뒤틀어 메갈리아를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했다. 이 법정에서 이선옥은 재판관이 되어 메갈리아에게 유죄판결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의 굴레 밖의 관찰자에게는 장대한 시간의 끝에 간신히 메갈리아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여기서 메갈리아를 자기-정당화하는 바로 그 논리가 등장한다. 곧, '우리는 당한 것만큼 갚아주는 것이다'.

천지창조의 문제는 여기서도 좀 심각하게 드러난다. 어째서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보복은 정당하다고 일언반구도 말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그 반대에는 '똑같이 행동했으니 괜찮아 데헷'이라는 변명이 장식되는가? 남성이 보복으로 때리는 건 괜찮고 여성이 보복으로 때리는 것만 나쁜가? 법률도 먼저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정당방위자로 인정해 주지는 않는데 말이다. 이선옥은 둘 다 똑같은 '혐오'라고 말하면서 대접에는 천지차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이선옥과는 달리 그 혐오는 똑같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남성의 혐오와 여성의 혐오에 역시 다른 대접을 요청할 것이다.

메갈리아 사이트의 '공격적인' 글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남중생을 바라보는 여우의 솔쯕한 심정' 같은 것은 남초 사이트의 패러디고 풍자다. 여기에서 멈춘다면 저 소위 '미러링'은 봉산탈춤 같은 일종의 가면극에 그친다. 하지만 '한남충 다 죽었으면' 같은 주장들은 실제의 감정의 표출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단순한 풍자로 여기기는 어려워진다.

적대는 풍자보다 확실히 더 문제적이다. 메갈리아의 후반으로 갈수록 - 메갈리아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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