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안풍경]"땀으로 바닥이 흥건"

100여명 취재진 기자회견장 메워 … 검사 12명 배석해 수사 질의 응답 가져

2007-12-05     최훈길

"왜 이렇게 바닥이 미끄러워"

BBK 수사 결과 발표가 끝난 5일 오전 11시 25분. 서울중앙지검 624호 바닥은 사진 기자들이 흘린 땀으로 흥건했다. 2007 대선의 최대 뇌관인 BBK 사건이 발표되던 숨가픈 25분의 시간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5분 전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등장하자 기자회견장은 술렁였다. 카메라 기자들은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고 연단 주위를 가득 메웠다. 오전 11시가 넘도록 사진 촬영이 계속되자 일부 기자들은 "카메라 기자 앉기로 약속하지 않았나. 카메라 빠집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5분 여 동안 침묵했던 김홍일 검사가 발표문을 읽으려 하자 한 기자는 "천천히 말해달라. (노트북)쳐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홍일 검사는 20여 분 동안 쉼 없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자 회견 중에도 사진 기자들과 방송 카메라 기자들 사이에서 자리다툼이 일기도 했다. 한 기자는 자리를 맡기 위해 "오전 8시부터 기다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기자회견장에는 사진 기자 40여 명, 방송 카메라 기자 20여 명, 펜기자 50여 명 등 100여 명의 기자들로 가득 찼고 기자회견장 밖에도 10여 명의 기자들이 발표를 들었다. 특히,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혐의를 발표할 때 기자들은 연신 김홍일 검사의 입을 쳐다봤다.

11시 40분께 검찰은 카메라 기자를 제외한 80여 명의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홍일 검사 이외에도 수사에 참여한 12명의 검사가 배석해 "검사 여러 명이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기자가 "국민들 다수가 이명박 후보가 혐의가 있다고 믿고 있는데 검찰이 무혐의로 한 것은 너무 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김홍일 검사는 자리를 잠시 비우기도 했다.

최재경 검사는 "인상 좀 풀고 얘기하자"고 말하고 답변을 이어갔다. 현재 오후 1시까지 1시간 넘게 질의 응답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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