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여론조사, 이명박 지지율 '뚝'

13.7%P 하락, 호남 유권자 하락 폭 커…이명박 캠프 "조사 방법론 차이"

2007-04-19     류정민 기자

YTN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YTN은 지난 18일 여론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를 벌인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YTN이 '만일 오늘이 대선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질문한 결과,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13.7%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YTN 여론조사의 가장 큰 특징은 선호도 위주의 질문이 아닌 대선 투표를 가정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이다.

YTN은 "현재 시점에서 많이 사용되는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선호도 질문에서 벗어나, 조사일을 투표일로 가정하고 어느 후보에게 투표를 하겠는지를 묻는 투표행위를 전제로 한 지지도 질문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YTN은 "이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조사에서 자주 이용되는 방법으로, 인기 투표가 아닌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 행태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YTN 여론조사 문항 바꿔…"인기 투표 아닌 실제투표 행태 측정"

이 전 시장은 34.1%를 기록해 박근혜 전 대표의 22.1%보다 앞섰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12%P로 줄어들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3.6%,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2.6%, 한명숙 전 총리 1.6%,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1.5%, 노회찬 의원 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전 시장 지지율이 10%P 이상 떨어진 것은 호남 지역과 30대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전 시장은 4월4일 조사 당시 호남 지역에서 40.7%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1.2%에 그쳐 지지율이 29.5% 떨어졌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다. 50%라는 지지율은 사실상 최고점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지만 어느 정도 떨어질 것인지, 다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얼마나 좁혀질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YTN "이명박, 밴드왜건효과 보증 결과"

그러나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은 지지층이 견고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박근혜 선거캠프에서는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범 여권 후보가 정립되지 않은 데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YTN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도 하락은 그건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었던 구체적인 여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밴드웨건효과(Bandwagon Effect, 여론조사 발표가 1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선거 이론)가 어느 정도 형성됐음을 보증하는 결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이 대선 독주흐름에 균열을 주는 수준까지 이어질지, 일시적인 지지율 조정으로 끝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지율 흐름이 완만한 하락세가 아닌 완연한 하락세로 나타날 경우 대선 독주흐름도 균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명박 선거캠프 "10% 이상 빠질만한 변수 없었다"

특히 박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10%P 이내로 좁혀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질 경우 대선 구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명박 선거캠프에서는 YTN의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

이명박 선거캠프의 강승규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여론조사 방법론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홍보기획관은 "YTN 여론조사는 오늘 대통령선거가 치른다는 가정이 들어간 것이다. 여권 후보가 모아졌다는 전제를 갖고 조사를 한 것이다. 범 여권을 지지하는 의사가 있는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지 하고 부동층으로 빠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선거캠프에서도 한나라당 내부 경선이 본격 진행될 경우 지지율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강 전 홍보기획관은 "10% 이상 지지율이 빠질만한 변수가 없었다"면서도 "경선 구도가 2자 대결 구도로 가면 지지율 차이는 좁혀지게 되지만 어느 정도 줄어들지는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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