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적극투표층' 급상승 왜

지방선거, 세대별 투표율 격차 변수…야당 'NO VOTE NO KISS' 캠페인

2010-05-27     류정민 기자

오는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와 30대의 '적극투표층' 비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를 한 결과,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0.6%로 조사됐다.

선거 여론조사를 할 때 실제 투표율과 가까운 것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하는 적극투표층이다. 이번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58.8%로 나타났다. 최근 지방선거 투표율을 보면 2002년 지방선거 48.9%에서 2006년 51.6%로 다소 높아졌다.  

KSOI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이전 선거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투표율의 경우 50대 이상 장년층으로 갈수록 투표율이 높고 20대 젊은층으로 갈수록 투표율이 낮은 게 일반적이다. 이는 선거에서 변하지 않는 공식이다.

주목할 대목은 50대 이상 장년층 투표율과 20∼30대 젊은층 투표율의 격차이다. 세대별 투표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선거판도의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중요 변수이다.

KSOI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적극투표층 비율은 20대 42.4%, 30대는 56.2%, 40대는 55.3%, 50대는 62.5%, 60세 이상은 79.7%로 조사됐다. 예상대로 연령이 높을수록 적극투표층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40대와 50대는 지난달 조사와 비교할 때 적극투표층 비율이 소폭 상승했는데, 20대와 30대, 60대 이상 적극투표층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40대 적극투표층 비율은 지난달 48.5%, 이번 조사 55.3%로 나타났다. 50대 적극투표층은 지난달 59.5%에서 이번 조사 62.5%로 조사됐다.

20대는 지난달 25.4%에서 42.4%로 17%포인트 상승했고, 30대는 36.3%에서 56.2%로 19.9% 포인트나 급등했다. 60대 이상 역시 지난달 60.1%에서 79.7%로 19.6%포인트 급등했다. 60대 이상에서 적극투표층 비율이 급상승했다는 점은 한나라당에 긍정적인 신호이다.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영향을 받아 적극투표층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20~30대 적극투표층 비율이 대폭 높아졌다는 점은 야권에 청신호로 다가올 수 있다. 선거인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30대가 22.8%로 가장 많았고, 40대 22.5%, 20대 19.3%, 60대 이상 18.2%, 50대 15.5%로 조사됐다. 20대부터 40대까지 유권자 비율은 64.6%에 달했다.

특히 여권에 비판적인 성향이 강한 30대 투표율이 KSOI 여론조사처럼 50대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선거 판도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요인이다. 이번 조사에서 30대 적극투표층은 56.2%, 50대는 62.5%로 조사됐다. 30대 유권자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많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비판적인 젊은층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선다면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20∼30대가 이번 여론조사처럼 실제로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설 것인지 여부이다.

민주당이 이번 주말 대학가 주변에서 'NO VOTE! NO KISS!'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20∼30대 투표 참여운동에 당력을 집중시키기로 한 것은 이번 선거에서 세대별 투표율 격차가 줄어들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철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컨설팅본부장은 "전체 투표율보다는 세대별 투표율 격차가 줄어드는지가 중요한 변수"라면서 "투표를 안 하던 사람이 투표장에 나선다는 것은 변화를 요구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