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기사' 삭제 논란

"버즈칼리파 개장식 초청 못받아"…삼성 "안간 것일뿐 잘못된 보도"

2010-01-08     이정환 기자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칼리파의 시공을 총괄한 삼성물산이 개장식에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는 기사가 삭제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5일 온라인 기사로 "세계적 초고층 빌딩 짓고도 푸대접… 삼성물산 속앓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삼성물산이 버즈칼리파 개장에 맞춰 홍보에 큰 신경을 썼던 것과 달리 단순한 시공사로 평가절하돼 초청장도 못 받았다는 흥미로운 내용의 기사였다.

파이낸셜뉴스는 "삼성물산은 수개월 전부터 개장식 행사에 맞춰 정연주 사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사업 시행자인 이마르로부터 초청장조차 받지 못해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지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이마르측이 제공한 설계도면에 따라 공사만 진행한 단순한 시공사로 평가절하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이 지적한 것처럼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이번 개장식을 통해 세계 최고층 빌딩을 건설한 주역으로 초고층 건물 시공 분야에서 최강자임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찬스"였던 셈이고 국내에서도 그룹 브랜드 홍보에 버즈 칼리파를 적극 활용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기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기사는 이 신문 웹 사이트는 물론이고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모두 삭제되고 없는 상태다.

파이낸셜뉴스 정훈식 건설부동산부장은 "삼성물산이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기사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청장을 받았는데 가지 않았다는 삼성물산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사를 삭제했다는 이야기다. 정 부장은 "애초 기사의 의도가 삼성물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기보다는 시행사가 발주처에 밀려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관행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가 초청장을 못 받을 리가 있겠느냐"면서 "개장식 초청인원이 6천명 가까이 돼서 가봐야 들러리 밖에 안 되겠다는 판단 때문에 안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는 중동총괄 책임자인 김계호 부사장이 참석했다"면서 "초청장을 못 받은 게 아니라 정 사장이나 이 전 회장도 가려고 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