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MB정부'는 안 먹었다

정부청사 공무원 소비량 '0㎏'…청사 경호 전·의경, 5월부터 100% 미국산

2009-10-14     류정민 기자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광우병 우려가 퍼질 때 미국 쇠고기는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라고 홍보했지만, 정부청사 공무원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정부청사를 지키는 전·의경들은 지난 5월부터 100% 미국산 쇠고기만 준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규식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정부중앙청사, 과천 정부청사, 대전 정부청사에서 소비한 쇠고기를 원산지별로 분류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규식 의원에 따르면 중앙청사와 과천 대전 정부청사 근무 공무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소비량이 ‘0㎏’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무원들은 100% 호주산 쇠고기만 소비했다. 또 정부 광주청사, 제주청사, 춘천지소 역시 미국산 쇠고기는 단 1㎏도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경찰청 구내식당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단 1㎏도 구매 소비하지 않았다. 

최규식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후 1년 동안 정부종합청사에서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는 작년 5월 정운천 장관의 발언이 거짓약속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과천 청사를 경호하는 ‘경기 706 전경대’는 지난 5월부터 100% 미국산 쇠고기만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에 국내산이나 호주산 쇠고기는 ‘0㎏’이었다.

최규식 의원은 ‘경기 706 전경대’는 지난해부터 100% 미국산 쇠고기만 줬다고 밝혔지만, 경찰청 경비과는 실무 담당자의 착오로 자료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언론에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구매한 쇠고기는 모두 584㎏으로 미국산이 268㎏, 호주산이 316㎏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청이 보내온 자료를 근거로 해도 '경기 706 전경대'는 올해 3월 100%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했고, 5월 이후에도 100% 미국산 쇠고기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규식 의원은 “스스로 먹겠다 약속한 정부는 안 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 이는 식사 때마다 군대 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