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최재형이 '중앙일보맨' 영입한 이유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윤석열 캠프 고문으로 최재형 캠프에는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합류
야권 유력 대선 주자들이 주목하는 언론이 있다. 바로 중앙일보다.
국민의힘에서 지지율 1, 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최재형 후보는 연이어 중앙일보 출신 인사를 주요 보직에 영입했다.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윤석열 캠프 고문으로
윤 후보 측 ‘국민캠프’는 4일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 전 편집인은 중앙일보에서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편집인·대기자로 활동했다. 제18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평소 박 전 편집인이 써왔던 칼럼 중 특히 역사 관련 글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편집인은 지난 2019년 12월 ‘결정적 순간들-리더십은 역사를 연출한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병민 국민캠프 수석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 전 편집인은 역사 속에 있었던 말과 글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좋은 글들을 써왔고 문재인 정부가 가고 있는 잘못된 길을 따갑게 꼬집어 왔다”며 “윤 후보도 과거부터 박 전 편집인 칼럼을 즐겨 읽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편집인은 과거 ‘핵무장’을 독려하는 듯한 칼럼을 쓰는 등 이념적으로는 강경 보수 성향을 보여왔다. 최근 윤 후보가 김성식·김관영·채이배 전 의원 영입에 실패한 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인사들을 영입, 우클릭 행보에 나섰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김 수석대변인은 “박 전 편집인 역시 사안별로 보면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인사”라며 “이와 별개로 같이 영입된 고영신 전 KBS 이사는 오히려 경향신문에 몸을 담으셨던 분이다. 외연 확장을 위한 영입은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캠프에는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합류
윤 후보보다 앞서 중앙일보 출신 인사를 주요 보직에 앉힌 이가 있다. 바로 최 후보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 대권 행보에 돌입한 최 후보는 지난달 30일 주요 인사 영입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해당 인선에는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도 포함됐다. 김 전 국장은 최 후보 캠프에서 언론·미디어정책 총괄본부장 역할을 맡는다. 지난 2일에는 공식적으로 언론과 만나기도 했다.
1987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김 전 국장은 지난해 퇴직할 때까지 33년간 ‘중앙일보맨’으로 활동했다. JTBC에서는 ‘뉴스현장’ 앵커를 맡았다. 최근까지 ‘펜앤드마이크’에서 유튜브 뉴스를 진행했다.
최 후보는 김 전 국장이 출간했던 책에 깊은 공감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국장은 지난 3월에는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기대할 것 없는 정권, 기댈 곳 없는 국민’을 출간했다. 그는 당시 저서를 통해 “나는 ‘586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세력을 ‘귀족진보’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해 야권이 열심히 움직이는데 그 안에서 어떠한 움직임이 있는지 개인적 호기심도 있었다”며 “최 후보가 이야기하는 ‘정치적 국론분열 상황’을 통합하고 정치보복이 사라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