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퇴' 집회 참가자, JTBC 기자 멱살잡고 물병 던지고

취재진 폭력·성추행 피해에 JTBC "법적 대응 검토… 경찰이 자료 요구, 협조할 것"

2019-10-04     손가영 기자

JTBC가 지난 3일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 취재진들이 폭행 피해를 당하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 예고했다. JTBC는 경찰 측 자료 요청에 채증 자료를 넘기는 등 조사에 협조할 예정이라 밝혔다.

JTBC 관계자는 4일 “(이와 관련)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 우리 쪽에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에 현장에서의 피해사례를 모아 채증한 자료를 넘길 예정”이라며 “기물파손 등 다른 피해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현장에 나간 여기자를 장시간 둘러싸고 성추행까지 하며 가둬두다시피한 것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JTBC 촬영기자 2명은 지난 3일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보수단체 집회를 취재하던 중 집회 참가자들에 둘러싸여 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

10월3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뒤섞여 문재인 정권 규탄과 조국 장관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 촬영기자는 경복궁 사거리 인근에서 집회 행렬을 찍던 중 ‘JTBC가 뭘 찍냐’며 항의하던 참가자들에 둘러싸여 멱살이 잡혔고 신체가 완력으로 끌어 내려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 다른 촬영기자도 참가자들에 의해 15여분 간 고립돼 유사한 폭언·폭행을 당했고 그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의 강제추행까지 벌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취재차를 가로 막고 발로 차거나 물병 등을 차량에 던졌고 이 과정에서 차량 일부도 파손됐다. 참가자들은 중계차량과 차량 위에 서 있던 기자를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위험 행동도 했다.

손석희 JTBC 앵커 겸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 지난 3일 뉴스룸을 진행하며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증거를 수집해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총리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태풍 미탁 피해 및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 점검회의’에서 “(3일 집회에서) 수십명이 폭력을 휘두르고 성추행과 문화재 훼손도 있었다”며 “집회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폭력을 포함한 불법은 용납돼선 안된다. 엄정히 조사하고 법에 따라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