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바닥 앉아있는 기자들에게 "제 방 오시죠"
이인영 "대변인이 '바닥 브리핑' 했으니 저는 의자로 모시겠다" 한선교 '걸레질' 논란 겨냥한 듯…민주당 취재 환경 변화
더불어민주당이 대변인들의 ‘땅바닥 브리핑’에 이어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취재를 위해 바닥에 앉아 있는 기자들에게 “걸레질 한다”고 말해 뭇매를 맞은 뒤 한국당이 아닌 민주당 취재 풍경만 변화하는 모양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의 내용을 묻기 위해 모여든 기자들에게 “바닥에 앉지 말고 제 방으로 들어오시라”고 말한 뒤 취재진과 함께 원내대표 회의실로 이동했다. 백브리핑을 회의장 앞 복도가 아닌 원내대표실에서 진행하는 흔치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것.
일반적으로 정당 회의는 모두 발언을 공개한 뒤 비공개 회의로 전환되며, 기자들은 복도에 앉거나 서서 기다리다 회의장 밖을 나선 관계자들에게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나 결정 사안을 취재하곤 한다. 주로 공식석상에서 말하지 않은 사안들을 설명하는 ‘백브리핑(Background Briefing)’은 원래 익명을 전제로 한 개념이지만, 국회 회의장 앞에서의 백브리핑은 별도 요구가 없는 한 사실상 공개 브리핑으로 진행된다.
이 원내대표는 회의실로 들어선 뒤 “대변인이 땅바닥 브리핑을 해서 그분보다 나은 모습 만드는 건 의자로 모시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서 회의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춘숙,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전날인 4일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함께 복도 바닥에 앉아 백브리핑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취재진과 질의·답변을 주고 받은 뒤에도 이 원내대표는 “앞으로 바닥에 앉지 말고 ‘백브리핑하게 여기를 잠시 열어주십시오’하면 열어줄 테니까 괜히 바닥에 앉아 계시면서 ‘그런 표현’ 안 들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가 자리를 뜬 뒤 추가 백브리핑을 진행한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백브리핑을 계속 바닥에 앉아서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앞으로 그때그때 요청 있으면 바로 문 열어서 진행하는 걸로 하겠다”며 “급하게 하는 게 아니면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여기(원내대표회의실)서 백브리핑을 하는 것으로 관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한국당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장 앞 기자들에게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말했던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엉덩이를 복도 바닥에 댄 채 움직이는 것에 빗대어 ‘걸레질을 하네’라고 발언한 것은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로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달 7일 당 사무처 직원들에게 욕설을 한 일로 “부적절한 언행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