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박정이 군측 합조단장 2차 출석 "이상해서 다같이 분석하긴 해, 생존장병이 구명정이라 진술"
2019-04-19 조현호 기자
천안함 침몰 전과 반파 직후의 모습을 촬영한 TOD(열상감시장비) 동영상의 일부를 확대해 초저속으로 재생하자 미상의 검은 점과 긴 선이 수면위로 올라온 것이 나타났다.
이를 두고 당시 천안함 군측 합조단장은 조사과정에서도 이를 봤고 외국인 조사단까지 함께 분석했다며 이후 생존장병이 구명정이라고 진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명정이라고 보기엔 조류에 따라 떠내려가는 천안함 함수 함미 선체의 속도보다 훨씬 천천히 이동하고 있고, 그 크기와 형태도 의문이 제기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박정이 천안함 군측 합동조사단장(예비역 육군대장)은 18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위원의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천안함 TOD 영상속의 미상의 검은 점(물체)을 분석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신상철 피고인이 법정에 제출한 천안함 TOD 동영상 확대 초저속 재생 편집본을 상영했다. 이 영상을 보면 천안함 함수와 함미가 분리된 이후 함미는 거의 바다밑으로 가라앉아 있고, 함수만 떠있는 상태에서 함미 뒷부분과 함수 선체 사이에 미상의 검은 물체가 보인다. 약간 사각형 형태이고, 크기는 2~3m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TOD 오른쪽 상단에 표시된 시각 21시23분16초~21시23분17초 사이에 약 2초 가량 되는 시점에 미상의 점이 순간 살짝 떠오르면서 점 바로 아래 쪽 수면에 검은 선이 등장하는 모습이 잡힌다. 이것이 검은점에 붙어있는 것인지, 순간 해수면에 생긴 물살인지는 TOD 영상만으로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 부유물이나 구명정이라고도 단정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이와 관련해 이 영상을 본 사실이 있느냐는 심재환 변호사의 질의에 박정이 전 단장은 "예"라고 답했고, 이날 상영한 초저속 영상도 봤느냐고 하자 "이것도 봤다"고 밝혔다.
심 변호사는 '초기엔 가운데에 작은 점이 있는데, 이후 부력에 의해 떠오르며 코닝타워의 사각형 모습이 잡히고 그 후엔 잠수함의 코닝타워와 선체 같은 모습이 고스란히 잡히는 모습이 드러나는데 합조단에서 논의가 있었느냐'고 신문하자 박 단장은 "논의가 있었다. 여러 가지 분석했다"고 답했다.
심 변호사가 '이후 이 물체가 다시 가라앉아 코닝타워처럼 보이는 선이 물 속으로 잡겼다가 다시 떠 오르면서 커지고 이때부터 천안함 함수가 서서히 선회하기 시작하는데 물 속에서 이 물체와 함수가 물리적인 접촉이 발생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박 전 단장은 "그당시 잠수함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함수가 선회했다는 것은 일부 유속에 따라 움직이면서 침몰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 전 단장은 "검은 점은 잠수함이라고 보기 어렵고, 생존장병에게 뭔가라고 물었더니 '구명정이 터져서 떠내려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구명정이 커졌다 작아졌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