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총살' 조선일보 기자 "결과적으로 오보 맞아"

2013년 8월 보도 이후 7년째 여전히 홈페이지 게재… 안용현 논설위원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려"

2019-03-06     김도연 기자

2013년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한 안용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6일 오보를 시인했다.

안용현 논설위원은 베이징 특파원 시절인 2013년 8월29일자 6면에서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안 위원은 보도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을 포함해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명이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지난 20일 공개 총살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고 단정했다.

안 위원은 중국 내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가수 현송월과 은하수 관현악단장 문경진 등은 지난 6월 김정은의 '성(性) 녹화물을 보지 말 것에 대하여'란 지시를 어긴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으며 3일 만에 전격 처형됐다"며 "이들은 은하수 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 소속의 가수·연주가·무용수로 자신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판매하고 음란물을 시청한 혐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2013년 8월29일자.
조선일보 첫 보도에 이어 당시 여러 언론이 현송월 총살 소식을 인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현송월 부부장이 방남하면서 오보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도 지난해 2월 "2013년에는 현송월이 총살되었다고 오보했으나 아직까지 정정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보도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단독]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는 온라인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안 위원은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보인 것은) 맞다. 보도에 언급된 다른 사람들은 처벌된 게 맞을 것"이라며 "일부는 맞고 일부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현송월 부분은 결과적으로 오보가 맞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정정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따로 뒤늦게 (정정)한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