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노조바람' 네이버·넥슨·스마일게이트 이어 카카오도

매출 2조 기록한 대형 IT업체 카카오 '크루 유니온' 노조 설립, "직장 내 민주화 이룰 것"

2018-10-25     손가영 기자

국내 1위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IT업체 카카오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지난 4월 네이버 노조 설립 이후 게임업계로 확대된 IT산업 '노조 바람'이 대형 모바일서비스 업체 카카오에까지 불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는 25일 선언문을 내 노조 설립 사실을 알렸다. 지회는 "우리의 카카오는 정말 안녕한가요?"라며 "각자의 의문과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공동체 내에서 이야기되지 못하고 점점 더 많은 크루들이 카카오라는 공동체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했다.

▲ 카카오 CI

지회는 이어 "노조는 정리해고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조는 일상처럼 회사에 존재하는, 지극히 합법적인 공동체의 한 요소"라며 "최근 카카오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포괄임금제 폐지나 분사에 따른 동의 과정에 대해서도 노조가 아니라면 크루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모두가 당장 분노를 표현해야만 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함께하여 우리의 삶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부딪치고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IT업체 노조가 가입된 화섬식품노조는 "내부 소통 문화에 대한 불만과 문제 제기가 최근 IT업계에서 노조 바람이 불게 된 공통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지회 또한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복원하고, 카카오의 중요한 결정에 크루의 의견을 담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하며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인권과 자존을 지키며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노조 별칭은 카카오가 직원을 부르는 명칭 '크루'를 딴 '크루 유니언(krew union)'이다. IT계 노조는 지부·지회 등 공식 명칭보다 별칭 사용을 선호하는 추세다. 네이버노조 별칭은 '공동성명'이고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SG 길드'를 별칭으로 쓰고 있다. 넥슨노조의 '스타팅포인트'는 게임용어에서 본땄다.

카카오 본사 직원수는 2018년 상반기 기준 3000여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19개 국내 자회사와 2개 해외 자회사 법인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