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조, '최남수 사장 靑 오찬' 저지 예고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 초청에 반발… YTN 노조·직능단체, 청와대 앞 집회 "초청 철회하라"
'최남수 사장 퇴진'을 기치로 내걸고 76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YTN지부가 17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청와대가 최남수 YTN 사장을 언론사 사장 자격으로 간담회에 초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YTN 언론인들의 분노를 산 것이다.
언론노조 YTN지부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언론사 사장단 오찬을 추진 중인데 그 시기는 오는 19일로 알려진 상태다.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과 YTN 직능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최 사장에 대한 청와대 오찬 초청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했다.
2008년 MB 정부의 YTN 낙하산 사장 선임에 저항한 뒤 해고됐다가 복직한 정유신 YTN 기자는 "최남수라는 사람을 'YTN 사장' 자격으로 청와대에 불렀다니 너무나 기가 찬다"면서도 "상식 있는 분이 청와대에 많이 있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도 "이렇게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지 상상도 못했다"며 "파업에 돌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분명한 것은 부끄러운 사장이 있는 한 우리 목소리를 제대로 보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부끄러운 수장이 우리 대표로서 청와대 오찬에 초청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지금이라도 초청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중 YTN 기자협회장은 "어제 세월호 4주기였다. YTN 언론인들은 전원 구조 오보 등 세월호 참사에 사죄 드려야 할 책무가 있다"며 "그러나 최 사장이 있는 한 우리 반성을 전할 수 있는 보도는 할 수 없다. 그래서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이러려고 지난 겨울에 촛불을 들었나 싶다"며 "언제까지 파행 방송을 방치할 것인가. 무슨 낯으로 최 사장이 청와대에서 밥을 먹나. 보도할 수 있는 이들이 거리에 있는 지금 YTN이 어떻게 제대로 된 보도를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지부장은 "내일 모레 열릴 오찬에 최 사장이 참석한다면 우리 역시 최 사장을 따라붙을 것"이라며 "오찬 자리가 망신 자리가 되지 않으려면 최 사장 초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의 청와대행을 실력으로 저지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21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YTN 사태 중재 의사를 밝힌 뒤 방통위와 YTN 노사는 중재안을 두고 물밑으로 이야기를 나눠왔다. 이 과정에서 중재안이 도출되기 전까지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도 '8월 말 최 사장에 대한 중간 평가' 등 사측 안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초 방통위 중재안은 16일께 도출될 예정이었으나 이견 조율 등으로 미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