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동의 없었던 시사IN 권인숙 인터뷰 삭제
사과한 시사IN "임의적으로 기자가 구성한 내용 다수 포함"… 고제규 국장 "권 교수와 상의해 결정"
시사 주간지 '시사IN'이 지난달 보도한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명지대 교수) 인터뷰 기사가 본인 동의 없이 게재돼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시사IN은 "성고문 사건 조작한 검찰, 책임진 적 없다"라는 제목의 권 위원장 인터뷰 기사를 지난달 19일(온라인 기준·제544·545호) 보도했다. 기사를 보면 탐사보도 전문 정희상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기자는 기사 초반부에 권 위원장이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로서 공권력의 만행을 폭로한 후 이어진 법적 공방을 정리한 뒤 "그 '권양'이 법무부의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돌아왔다. 권인숙 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인터뷰 장소나 시점은 기사에 없었다.
인터뷰를 보면 정 기자는 권 위원장에게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고문과 당국의 대응 △소송 전개 과정 및 고 조영래 변호사와의 인연 △권 위원장이 펴낸 책 '대한민국은 군대다' △페미니즘 논쟁 등을 물은 것으로 나온다.
권 위원장이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지난달 2일이다. 인터뷰에도 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물음은 없었다.
시사IN은 이어 "이후에도 게재에 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했지만 '시사IN'은 권 교수가 법무부 성폭력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계기로 본인 동의 없이 기사를 게재했다"며 "또한 권 교수의 인터뷰 답변과 다르게 기자가 임의적으로 구성한 내용이 기사에 다수 포함됐음을 확인했다. 권인숙 교수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은 2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 처리와 이후 수습을 권 교수와 긴밀히 상의했고 그와 관련한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인터뷰 동의 여부를 두고 기자와 권 교수 입장이 달랐다. 양쪽 이야기를 들은 뒤 판단한 결과이고 온라인 기사 삭제, 사과 문구도 권 교수와 상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는 검찰을 포함한 법무부 조직 구성원들이 겪은 각종 성범죄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동시에 조직 문화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