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기자협회, '삼성 유착 의혹' 류제웅 제명
15일 긴급 운영위 열고 회원 자격 박탈… "공정방송·언론자유 수호 규정 위반"
YTN 기자협회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영상 제보자들을 삼성과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을 받는 류제웅 전 YTN 기획조정실장을 15일 오후 제명했다. YTN 기자협회가 류 전 실장 제명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YTN 기자협회는 이날 "협회 규약에 근거해 15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류 전 실장에 대한 '회원 자격 상실'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류 전 실장이 협회원들의 공정 보도와 언론 자유 수호 역할을 명시한 의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YTN 기자협회는 "운영위원들은 회의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녹취록 등을 살펴볼 때 류 전 실장을 둘러싼 의혹을 단순히 의혹만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데에 만장일치로 의견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YTN 기자협회는 "류 전 실장은 3년 전 사회부장 재직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이른바 '이건희 성매매 동영상' 사건과 관련해 부당한 처신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며 "결정적인 제보를 받고도 취재 지시를 하기는커녕 후배 기자들의 눈과 귀를 막고 제보자와 삼성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고 심지어 제보자에게 어떻게 하면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지까지 알려줬다는 의혹"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해당 사안은 최근 지상파와 주요 일간지 등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보도됐고 이는 YTN 대외 이미지 실추는 물론, 신뢰성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지난 일주일 동안 류 전 실장에게 소명을 요구했지만 류 전 실장은 응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지난 4일 이건희 성매매 영상 제보자와 류 전 실장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2015년 당시 YTN 보도국의 한 간부(류제웅 당시 YTN 사회부장)가 일선 기자들 몰래 동영상 제보 사실을 삼성 측에 알리고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류 전 실장은 "삼성이나 제보자 그 어느 쪽에도 상호간의 연락처를 건네주지는 않았다"며 "사회부장으로서 저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을 했을 수는 있으나 기자로서 지켜야 할 취재윤리를 지키려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남수 YTN 사장은 류 전 실장을 14일자로 기획조정실장에서 면직하고 YTN '타워사업국'으로 발령했다. 이에 '최남수 퇴진' 총파업 중인 언론노조 YTN지부는 "'삼성 브로커' 행위로 지탄받고 있는 류제웅 기조실장 때문에 자신의 입지가 불안해지자 잠시 타워사업국으로 피신시켰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