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tbs노조 출범 "우리는 더 이상 유령이 아니다"
언론노조 tbs지부 "두려움 떨쳐낸 우리는 하나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 "이름없는 이들의 '이름 찾기' 시작"
뉴스 공장에는 비정규직이 있다. 서울시 산하 tbs(대표 정찬형)에서 일하는 프리랜서·파견·계약직 노동자 100여 명이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를 19일 출범시켰다.
현재 tbs는 서울시 산하 사업소라는 지위로 인해 정상적 인력 구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임기제 공무원, 계약직, 파견용역,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다수로 채워져 있다.
일반직 공무원 소수를 제외하고는 방송 제작 인력 420여 명 가운데 150여 명이 임기제 공무원, 180여 명이 프리랜서, 100여 명이 파견 용역 노동자들이다.
언론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tbs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10여 차례 간담회 및 준비 모임을 갖고 노조 결성을 준비했다. 계약직, 파견직 외 프리랜서들이 사업장 단위로 노조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언론노조 tbs지부는 '상시 지속 업무 정규직화', '동일 가치 노동-동일 임금 적용', '예외 없는 근로계약 체결' 등을 3대 목표로 제시했다.
언론노조 tbs지부는 "조합원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힘쓰고 공익성, 공정성, 공공성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영방송 tbs로 우뚝 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tbs지부 부지부장인 이윤정 작가는 "tbs는 시민의 방송을 표방했지만 실상은 '시장님 방송', '사장님 방송'이었다"며 "촛불혁명 이후 시민들이 tbs를 보고 듣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언론인이라고 생각도 못한 채 비정규직 프리랜서로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했다. 이제부터라도 큰 변화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tbs지부 출범 과정에 적지 않은 사내외 압박이 있었다. 한 조합원은 "지난 7년 동안 마음 편히 일한 적 없다"며 "여전히 누군가에게 찍히지 않을까, 가슴 졸이면서 노조에 참여했다. 오늘까지도 압박이 있었지만 모두 두려워 마시길 바란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말했다.
tbs 라디오 프로그램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하고 있는 서해성 작가는 "방송 출연 30여년 동안 수많은 프리랜서와 작가를 만났다"며 "그들은 '유랑 언론인'과 다르지 않았다. 떠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 프리랜서 다수는 유령 취급을 당했다"며 "하지만 지난 촛불혁명은 이름 없는 자들이 이름을 얻기 위한 싸움이었다. 촛불혁명처럼 tbs지부가 세계를 바꾸는 파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