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비난' 최남수 YTN 사장, "노 부장 잠깐만" 왜?
[현장] YTN 노조, 최남수 출근 저지 투쟁 8일째… 또다시 발길 돌린 최 사장 "시간은 걸리겠지만 풀어갈 것"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는 '보도국장 재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을 부른 최 사장을 상대로 지난 8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8일에도 최 사장은 노조 조합원들 저항에 YTN 사옥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해야 했다. 새벽부터 조합원 70~80여명이 사옥 로비에서 사장 퇴진 집회를 연 뒤, 최 사장이 출근할 경우 퇴진 의사를 묻고 퇴진을 촉구하는 식의 노사 대치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최 사장은 '어떻게 하면 YTN이 혼란을 끝낼 수 있겠느냐'는 박진수 지부장 질문에 "서로 오해의 폭이 크다. (노사가) 마주해서 대화를 통해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 14일에도 YTN 사내에 "모든 갈등의 도착지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고 믿는다"며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승자는 경쟁사들이 되고 노사가 모두 손실을 보는 'lose lose' 상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남겼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최 사장이 혼란과 갈등을 부른 책임자라고 판단한다. 노조는 지난 12월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박 지부장-최남수 당시 사장 내정자' 3자 협상에서 구두 합의된 '노종면 보도국장 지명' 문제를 최 사장이 일방 파기한 것으로 규정하고 이번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것이다.
15일 출근길에선 최 사장이 MTN 보도본부장 시절인 2009년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헌납 발표를 "부인할 수 없는 위대한 부자의 선행"이라고 평가한 것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준기 언론노조 YTN지부 사무국장은 "그때 당시 MB의 재산 헌납 발표를 찬양 일색으로 쓴 칼럼은 다른 언론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심지어 같은 날 보수지인 동아일보도 MB에 문제 제기를 했었다. 최남수 칼럼은 첫 문장부터 끝까지 MB 찬양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사장과 YTN 노조는 오전 8시40분경부터 30여 분간 대치했고, 최 사장이 물러나면서 오전 상황은 종료됐다. 최 사장은 YTN 사옥 맞은편으로 향했고 박 지부장을 포함해 노조 집행부들은 최 사장을 쫓아가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최 사장은 떠나기 직전 노종면 YTN 복직 기자와 마주치자 "노 부장(앵커실 부장) 잠깐만"이라며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는 손짓을 했으나 노 기자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사장은 지난 8일 노 기자를 특정해 비판·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YTN 안팎으로 비판을 받았다. 최 사장은 미디어오늘 기자에 "지금은 말 한마디로 서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노조와의) 갈등을 풀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