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MBC 사장과 '방송농단' 검찰 수사해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성명 통해 검찰 수사 촉구…정윤회, TV조선 인터뷰로 안광한 거짓말 들통

2017-05-18     강성원 기자

지난 17일 TV조선 보도로 MBC 안광한 전 사장이 박근혜 '비선실세' 정윤회씨와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MBC 내부에서도 사적 이익을 위해 공영방송을 농단한 안 전 사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18일 성명을 내고 비선실세의 MBC 농단 의혹을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MBC본부는 "지난 1월 안 전 사장이 정윤회와 만났다는 TV조선 보도를 강력히 부인했던 안 전 사장과 MBC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은 적폐 청산과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더 시간 끌지 말고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농단한 자들을 철저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17일 TV조선은 '뉴스 판'에서 "TV조선은 올해 1월 한 음식점 주인을 취재해 정씨가 음식점에서 방송사 사장과 동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 방송사 사장은 당시 안광한 MBC 사장이었다"며 "안 전 사장은 보도에 대해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다른 사람을 나로 착각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씨의 설명은 달랐다"고 후속 보도했다.

지난 17일 TV조선 '뉴스 판' 리포트 갈무리.
정씨는 TV조선과 인터뷰에서 "옛날에 한 번인가 식사 자리에서 (안광한 전 사장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TV조선은 "탤런트인 자신의 아들(정우식)이 MBC 드라마에만 출연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고 전했다.(▶MBC 안광한 전 사장 거짓말 들통, 정윤회 만났다)

앞서 TV조선은 지난 1월11일 "정윤회씨가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 여성 김아무개씨와도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을 자주 찾았고, 정씨가 이 여성과 단둘이 있는 자리에 모 방송사 사장도 동석했다고 한다"며 "정씨는 보도 협조를 이 사장에게 요청했다는데 비선 홍보수석 같은 역할을 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 전 사장과 MBC 측은 정씨와의 회동설을 극구 부인했다. 또 이를 최초 보도한 TV조선과 안 전 사장의 실명을 밝힌 미디어오늘을 형사고소 하기도 했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안광한·윤길용 게이트'에 연루된 방송문화진흥회·MBC 관계자 전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안 전 사장은 또 지난해 12월 정씨의 아들 정우식씨가 MBC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에 연루됐다는 MBC PD들의 증언이 나온 후에도 직접 해명하지 않았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 1월 안 전 사장과 정씨를 업무상 배임과 방송법 위반 혐의 등으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특검 수사 기간 만료와 함께 검찰로 넘어갔다.

MBC본부는 "박근혜 청와대와 비선실세의 방송농단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라, 지난 15일에는 2015년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여론전에 청와대가 MBC를 동원한 정황을 보여주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수첩도 공개됐다"고 지적했다.(▶국정교과서 홍보전에 활용된 보수언론사를 보니)

아울러 안 전 사장은 지난달 27일에도 윤길용 MBC NET 사장(전 울산MBC 사장)과 함께 업무상 배임·횡령, 배임증(수)재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안 전 사장은 MBC 자회사인 MBC 플러스 사장 재직 시절 해외 출장비 명목으로 받은 회사 공금 3000여만 원을 개인 여행비로 전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또 본사 사장 재임 중에 윤길용 전 울산MBC 사장의 인사권자로 있으면서 고가의 선물을 수차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단독] 안광한 전 MBC 사장 배임·횡령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