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마약 사위' 기자 질문에 "내보내"

전통시장에 민생탐방, 대추·송편 구매하기도… "당신하고 인터뷰하러 온 거 아냐"

2015-09-24     김도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마약 사위 논란’에 대해 계속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관련 질문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뿐 일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추석 연휴를 앞둔 23일 오후 서울 관악신사시장을 방문했다. 서민 현장을 직접 방문해 민생정책 이슈를 개발한다며 새누리당이 지난 21일 출범시킨 ‘민생119본부’와 함께 였다.

김 대표는 전통시장 상점을 5~6곳을 찾아 대추, 송편 등을 직접 맛보고 사기도 했다. 수십 대 카메라에서 연신 터져대는 플래시와 당 관계자, 상인들이 만들어 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민생 탐방은 계속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만 내비칠 뿐 명확한 답변은 회피했다.

기자가 마약 사위 논란에 대한 질문을 하자, 김 대표는 “당신과 인터뷰하러 온 게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 당 관계자는 “상인들 만나고 있는데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하냐”고 다그쳤다.

김 대표에게 재차 동일한 질문을 하자 김 대표는 “(저 기자) 내보내. 내보내”라고 했고, 김 대표 뒤를 따르던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은 “어디 기자냐”고 물었다.

 

 

서울 관악구가 지역구인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를 가로막으며 “뭐 물어보실 거냐”며 “끝나고 물어보라”고 말했다. 한 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매너를 지키라”며 “남들은 다 조용히 하는데 기자만 왜 이리 서두르냐”고 지적했다.

이날 동행한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김 대표가 상인들을 방문할 때 몇 차례 따로 떨어져 있었다.

이 의원은 ‘마약 사위 이후 친박계가 김무성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실체가 없는데도 언론이 자꾸 싸움을 부추기는 것은 옳지 않다.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자꾸만 언론이 분열, 편가르기식으로 쓰니까 문제”라며 “친박이 도대체 뭐냐. 누가 친박이고 친이냐”고 말했다. 그는 ‘친박 의원으로 분류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친박은 실체가 없는 말”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오후 4시 12분께 전통시장에서 나왔다. 하지만 기자에게 질문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당 관계자들은 기자를 몸으로 막아섰다. 시장에서 새누리당 버스가 주차돼 있는 도로까지 관계자들과 기자의 사소한 몸싸움은 계속됐다.

몇몇 관계자들은 기자가 비집고 김 대표에게 다가서자 “왜 미는 것이냐”며 ‘할리우드 액션’을 취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버스에 탑승하자 오신환 의원은 “왜 시장에 와서 그런 걸 물어보시냐”고 웃으며 말했다.

김 대표의 사위가 마약 매매, 투약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몇몇 상인들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며 김 대표를 두둔했고, 일부 상인들은 “일반인이 했으면 바로 끌려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최아무개(48)씨는 “가족이 한 일에는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제인데 잘 사는 사람들과 못 사는 사람들의 임금 격차는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두부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김아무개씨는 “기자가 마약했다고 하면 어떻게 됐을 것 같냐”며 “여야 정치권 모두 물갈이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