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엄살, 광고총량제 효과 따져보니…

지상파 수혜 2000억? 400억 넘지 않아… 방통위 보고서, "인기 프로그램에 한정, 광고 효율 저하 우려도"

2015-01-30     금준경 기자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후 지상파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광고 매출이 연간 217억~383억 원 증가한다는 내용의 정부 보고서가 발표됐다. 조선일보가 최대 2000억 원, 동아일보가 2750억 원 넘게 지상파광고의 연매출이 증가한다고 보도한 내용과 차이가 컸다.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는 30일 발표한 ‘지상파TV 방송광고 편성규제 변화로 인한 방송광고비 변동 효과 분석’ 리포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는 KISDI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수행했다. 

보고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광고총량제 도입에 따른 지상파방송 3사의 연매출 증가액을 추정했다. 시나리오1의 경우 지상파3사의 매출액 증가분 합계는 383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시나리오2는 217~232억 원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2월 20일 “지상파 광고 매출이 수백억에서 2000억 원까지 증대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서 성낙용 케이블TV협회 콘텐츠국장은 “지상파 3사가 연간 최소 1000억 원 규모의 추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월 16일 기사에서 “지상파에 최대 연간 2750억 원이 넘는 광고가 더 쏠릴 것”이라는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시나리오는 SA급 프로그램광고 재원의 실제 판매율을 적용하는 경우(시나리오1)와 완판 프로그램광고의 초과청약률을 적용하는 경우(시나리오2)로 나뉜다. SA급 시간대는 주중 오후 8시~자정, 토요일 오후 7시~오후 10시 반, 일요일 오후 6시~오후 11시 반까지로 주시청시간대를 의미한다. 이 시간대에 인기프로그램이 편성된다.

보고서는 편성시간당 프로그램 광고시간이 최대 11분(18/100)으로 늘어날 경우도 가정했으나 실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9분(15/100)으로 확정됐다. 정부의 안과 차이가 나는 상황을 전제로 한 일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관해 보고서는 “정부안 발표 이전에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광고총량제 도입에 따른 광고매출액 증가요소와 제약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매출액 증가요소에 관해 △광고시간 추가 공급 △광고주의 추가수요 충족 △광고단가 인상 효과 △패키지판매 증가 △프로그램 광고 순서 지정료 인상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매출액 제약요인으로 △광고 혼잡도 증가 및 주목도 감소 △방송 광고비 지상파 방송사 내부 이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매출액 증가요소를 밝히면서도 “총량제 시행으로 허용 광고시간이 아무리 큰 폭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추가 공급량에 대한 광고주의 수요가 없다면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시간 증가에 따른 추가 매출이 기대 가능하다”면서도 “지상파 3사 방송광고 평균 실판매율이 45.9%인 상황에서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방송프로그램은 일부 인기 프로그램에 한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광고가 완판되는 프로그램은 방송사별로 3~4개 정도다. 

매출액 증가 제약요소도 있다. 보고서는 “총량제 도입 이후 인기 프로그램에 편성되는 광고 개수가 증가할 경우 광고 혼잡도가 높아지고, 광고 주목도도 낮아져 광고시청률이 하락하는 등의 광고효율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광고단가가 낮아지거나 여타 매체로 광고가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광고의 내부이전 가능성도 있다. “인기 프로그램의 광고매출이 증가할 경우에도 이 중 상당부분은 지상파 방송사의 여타 프로그램에 투입되고 있던 광고비가 내부에서 이전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내부이전 효과를 고려할 경우 “일부 광고주의 지상파 방송광고비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KISDI는 보고서를 통해 광고주 135개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자료도 발표했다. 총량제 시행 시 지상파TV전체 광고비 변동폭은 444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 설문조사의 가정이 편성시간당 최대 6분에서 11분까지 증가한다는 내용으로 최대 9분을 허용하는 실제 광고총량제와 다르다.

설문조사 대상 135개 업체 중 광고총량제 도입 이후 지상파TV 광고비 지출규모를 증가시키겠다고 응답한 광고주는 19%(26개사)로 나타났다. 5%(7개사)는 감소, 76%(102개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