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협회 '포털 공동협상', 죄수의 딜레마?
로드맵 내놨지만 회원사 곳곳 '신중론'
한국신문협회(회장 송필호)가 포털과의 콘텐츠 공동협상 로드맵을 내놨다. 신문협회 소속 신문사들은 신중하게 공동협상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신문협회는 공동협상에 필요한 회원사들의 위임서류를 확보하는 대로 오는 2월 경 카카오토픽과 우선 콘텐츠가격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신문협회는 1월까지 공동협상추진을 위한 회원사 동의를 최대한 확보한 뒤 연말에는 가격협상안이 반영된 뉴스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다.
신문협회는 47곳 회원사를 상대로 포털․모바일 공동협상 동의서와 저작권신탁 계약서(현행) 및 부속계약서, 포털․모바일과의 뉴스공급 계약기간 등 현황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신문협회는 “모든 참여 회원사에게 기본 전재료를 보장하며 적어도 현재보다는 더 받게 한다는 원칙을 견지할 방침”이라며 회원사 설득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신문사들은 주저하고 있다. 신문협회의 공동대응 방침에 대해 보수성향의 중앙일간지 관계자는 “포털의 광고수익에 기여한 만큼 콘텐츠이용료를 받는다면 사회면 뉴스보다 연예뉴스가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신문사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른데 협상 이후 타사가 더 많이 오를 수 있어 죄수의 딜레마에 놓인 느낌”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보수성향의 중앙일간지 관계자는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진보성향의 중앙일간지 관계자는 “공동협상이 나쁠 건 없다고 보는데 어떤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개별적으로 받고 있던 이용료에서 현격히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 한 공동대오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대응의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조중동이 먼저 자신들이 현재 받고 있는 뉴스이용료에 대해 오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카오측은 신문협회 입장에 대해 “지금단계에서 입장을 말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네이버측도 “신문협회가 공식적으로 제안을 해온 적이 없어서 코멘트하기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신문업계에선 신문협회가 공동협상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송필호 신문협회장이 있는 중앙일보부터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