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박근혜, 독재자 아버지 따라하나"

산케이 인터뷰 "이런 정권이 권력 잡는다는 게 놀라워"… 한겨레 인용하며 "염치없는 대통령", "한국 언론 겁먹지 않고 있다"

2014-12-11     김도연 기자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박근혜 정부 하에서 한국의 언론 자유가 크게 탄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11일 <언론인들, 한국정부의 언론 탄압이 두렵다>(In South Korea, journalists fear a government clampdown on the press)라는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현 정부가 언론에 고소를 남발해 언론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WP는 ‘정윤회 문건’과 관련, 박근혜 정부가 세계일보를 고소한 상황을 상세히 전달했다. 

WP는 “민주주의가 정착한 이래 지난 27년 동안 한국은 북적거리는 선거 캠페인, 활발한 시위 문화 그리고 온갖 정치적 이슈를 망라한 수십 개의 일간 신문들이 존재하는 장소였다”며 “현재 분석가들과 언론인들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언론의 자유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박근혜 정부는 호의적이지 않은 보도를 싣는 언론매체에 대해 공격적인 단속을 시작했다”며 “그 결과 수많은 명예훼손 사안들과 보수 일본 언론인(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 대한 고소 건이 불거져 나왔다”고 밝혔다. 

WP는 “지난해 2월 한국의 첫 번째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는 군사쿠테타로 권력을 거머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통치했던 육군 장성 박정희의 딸”이라며 “그 기간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시기였지만,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시민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가 탄압 당했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WP는 “이 과거 유산이 사법제도를 이용해 언론인들을 고소하는 사안들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에서 명예훼손은 어떤 사람의 평판에 손상을 입히려는 의도가 있을 때 성립하지만, 언론 보도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할 때는 예외로 간주된다. 이 예외가 일반적으로 언론을 보호했지만 더 이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WP는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것을 두고 “세계일보는 유출된 청와대 문건을 인용한 것과 박근혜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가 국정에 영향을 주려고 했다는 보도 때문에 고소를 당했다”며 “이 주장은 아직 한국에서 떠들썩하게 퍼지고 있고, 대통령에게 대단한 정치적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산케이 보도와 관련해 “(산케이 보도 고발 사건은) 박근혜가 어떤 종류의 지도자인지, 그녀의 성격이 어떤지를 보여준다. 한국 민주주의 현 상황을 볼 때 이런 정권이 권력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상당히 놀랄만하다”고 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발언도 실었다.

가토 다쓰야 전 국장은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직후 행적에 의혹을 제기했고,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기사 말미에서 WP는 지난 2일자 한겨레 사설 <‘국정 농단’ 눈감고 ‘유출·보도’에만 성낸 대통령>의 한 구절(“이런 비정상적인 나라를 만든 자신을 탓하기는커녕 오히려 언론에 화를 내는 박 대통령은 얼마나 염치없는 대통령인가”)을 인용하며 “그러나 언론은 겁먹지 않고 있다. 적어도 완전하게 그렇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워싱턴포스트 기사 전문. 번역은 뉴스프로 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