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동아일보는 취재의 기본을 지켜라”
“동아일보는 취재의 기본을 지켜라”
콜트악기 정정보도 소송 최종 승소, “파업 때문에 폐업한 것 아니다”

보수 언론의 왜곡 보도에 맞서 3년 이상 법정 투쟁을 벌여왔던 콜트악기 노동자들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정정 보도를 끌어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일 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악기 지회가 동아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동아일보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6월 동아일보에 정정보도 게재와 함께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동아일보는 2008년 8월2일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 때문에 직원 120여명이 평생 직장을 잃고 모두 거리로 나앉게 됐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성이 떨어져 수출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해외 바이어들이 고개를 돌렸다"고 노조에 폐업의 책임을 돌렸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정정 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 콜트악기는 3대 기타 메이커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생산 거점은 옮긴 뒤 국내 공장은 폐쇄된 상태다.
 

콜트악기는 2007년 기준으로 매출이 1500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통기타 제조업체였다. 그런데 2008년 폐업 이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공장을 옮겨 계속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국내 판매도 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콜트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노조는 콜트악기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위장 폐업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부당해고 철회 소송과 회사 쪽에서 낸 손해배상 소송도 아직 진행 중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콜트악기의 폐업에는 원고의 파업으로 압축해서 표현하고 있는 노사문제 뿐만 아니라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라는 경영상의 판단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이는데도 콜트악기의 폐업이 순전히 노조의 잦은 파업이라는 기사는 허위라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위장 폐업이라는 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셈이다.

법원은 또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사용자의 진술을 들었으나 노조에 사실 관계 확인을 하지 않았다”면서 “기자가 확인할 수 있었던 콜트악기 및 관련 회사들의 자산상황과 매출, 당기순이익 등 경영상태에 대한 자료들만이라도 객관적으로 인용했더라면 이 기사에 나타난 오류는 쉽게 피할 수 있었을 거라고 보이는 등의 사정에 비춰볼 때 피고가 이 기사의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동아일보 2008년 8월2일 11면 기사.
 

콜트악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원가에서 급여와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기준으로 23.5%였다. 이 회사는 24억627억원의 영업손실과 1억7328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경영이 어려운 건 사실이었지만 정리해고가 필요할 정도로 절박한 상태거나 폐업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콜트악기는 2006년 8억5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익잉여금이 67억여원, 인건비는 한 해 4억8천여만에 지나지 않았다.

콜트악기 노조 방종운 지회장은 “위자료의 금액은 크지 않지만 얼마를 받아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동아일보의 보도가 명백히 잘못됐다는 법원의 판결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 지회장은 “같은 시기에 나온 한국경제 보도가 훨씬 더 문제가 많았는데 처음에는 잘 몰라서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보도를 받는 정도로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방 지회장은 “이 신문들은 취재의 기본도 지키지 않고 마치 사장이 피해자인 것처럼 보도를 했다”고 덧붙였다.

방 지회장에 따르면 콜트악기 노조는 이밖에도 40여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부당해고 소송은 고등법원에서 승소했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임금지급 청구소송은 진전이 없고 회사 쪽에서 낸 주거침입과 손해배상 등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변호사 비용만 1억여원. 이번 동아일보와 소송에도 700여만원이 들었는데 위자료 500만원을 받아도 변호사 비용을 내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방 지회장은 “내가 별나서 그런가, 나만 똑똑한 척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많이 들었다”면서도 “누군가는 나서서 주류 언론의 횡포를 고발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 지회장은 "자본이 더 많은 이익을 찾아 떠나면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언론이 이를 거들어 파업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고 왜곡 보도를 쏟아냈다"면서 "단 몇 줄이라도 이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 7월28일 2면 기사. 이 신문도 언론중재위 결정을 받아 들여 정정보도를 낸 바 있다.
 

최근 개봉한 ‘꿈의 공장’은 콜트악기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콜트악기의 자회사인 콜텍 대전공장에 노조가 설립되기 이전 이 회사 사장이 이 공장을 꿈의 공장이라고 불렀다고 해서 지은 제목이다. 이 영화에서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는 말한다. "기타는 착취가 아니라 해방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한국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그 누구도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다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잃어서는 안 된다.“

 

   
▲ 고등법원이 콜트악기 노동자들이 부당해고됐다는 판결을 내린지 2년이 지나도록 이 회사는 노동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통상 3개월에서 1년을 넘기지 않는 대법원 판결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꿈의 공장을 찾아서 / 송경동.
- 콜트콜텍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을 위한 연대의 노래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인천으로 빠지는 길가
섬처럼 버려진 조그마한 악기공장이 있다 콜트악기다
전자기타를 만들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대전 지나 계룡IC로 빠지면
또 문 닫힌 공장 하나가 있다 콜텍악기다
통기타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30년 동안
사람들 몰래 세상을 튜닝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던 이들이 있다
세계 기타의 삼분의 일을 생산했다
하나같이 시골 장터 옹기처럼 수더분한 사람들
짝눈이도 있고 3급 장애인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지문을
기타 몸체처럼 잔금 하나 없이 반질반질하게 만들었다
창문 하나 없던 공장에서 유기용제를 다루며
자신의 폐를 기타통 속처럼 숭숭 구멍 내
작은 호흡에도 울리게 했다
사장은 그런 노동자들의
지문과 기침과 땀과 눈물을 화폐로 바꿔
1000억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더 값싼 기계들을 찾아
공장을 인도네시아와 중국으로 빼돌렸다
화폐의 가치만이 신기루처럼 쌓여가는 세상에서
1000일째 갈 곳 잃은 사람들
지금은 문 닫힌 공장
그러나 한때 이곳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노래를 낳던
희망의 공장이었다 세상의 모든 혼돈을
가지런히 조율하던 사랑과 연민의 공장
세상의 모든 가녀린 목소리들을 하나로 묶던 연대의 공장이었다
노래가 노래를 배반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해
삶이 삶을 배반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해
이 공장을 살려내라
이 공장은 우리 모두의
꿈의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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