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에도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지난해에도 언론에 이미 밝혔던 내용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한 달 가량 앞둔 5월 2일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 시장이 되면 임기 4년을 완주하겠다”며 “대권 도전은 재선 임기를 마치고 2017년에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2010년 6월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할 경우 2014년 6월까지 임기 4년을 채우겠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임기 4년 완주’ 선언은 2012년 12월 대선 불출마를 의미한다. 서울시장직을 유지한 채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돼서 12월 대선에 나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CBS노컷뉴스
 
오세훈 시장의 이러한 언급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이 2010년 5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전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사이에 '임기완수 서약식'이 있었는데 오 시장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2012년 대선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는 그의 말에 의심이 간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명이었다.

오세훈 시장은 나경원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 그 장소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4년 임기를 완주하고 2017년 대선참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세훈 시장의 2012년 대선 불출마 입장 표명은 이날 만이 아니었다.

오세훈 시장은 2010년 5월 7일 관훈토론회에서 ‘서울시장을 발판삼아 대권 도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앞으로 4년간 다른 생각할 여력이 없다. 4년 임기를 꽉 채우겠다”며 “임기가 끝나면 그때 가서 당의 부름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오세훈 시장은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다시 한 번 4년 임기를 꽉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세훈 시장의 블로그에는 당시 관훈토론회 현장 상황을 전하는 <[밀착취재]오세훈25시 (8)>라는 제목의 글이 담겨 있다. 관훈토론회 현장 상황을 전하는 기사형태의 글이다.

해당 글에는 "오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 '앞으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며 '분명히 4년 임기를 꽉 채우는 최초의 재선시장이 될 것'이라고 불출마를 확실히 선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세훈 시장은 한국일보 5월 11일자 6면 인터뷰에서도 ‘2012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는데’라는 질문을 받고 "일단 다음 대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 입으로 2012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오세훈 시장은 “두 번 째 시장 임기까지 마치고 그 성과가 의미 있다고 평가되면 자연스러운 요구가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제가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임기 끝나고 국민들의 판단을 보고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처럼 2012년 대선 불출마 입장을 2010년 5월에 이미 밝혔지만,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둔 2011년 8월 12일 다시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의 이러한 언급은 지난해 밝혔던 2012년 대선 불출마 입장과 달라진 게 없는 내용이다. 

한편,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2일 오세훈 시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의 대선출마여부는 우리의 관심사항도 아니고 우리는 오 시장을 대선주자감으로 생각지도 않는데 무슨 뜬금없는 발표인지 모르겠다. 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압박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대선불출마 선언은 서울시민을 또 한 번 우롱하는 것으로 진정성 없는 정치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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