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하 시청자들의 지상파 TV 시청률이 최근 들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의 이용 증가로 미디어 소비 패턴이 급변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런 변화가 지상파 TV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황성연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연구위원은 29일 한국언론인협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열린 ‘스마트TV 출현에 따른 방송환경 변화와 전망’ 토론회에서 “2000년 이후 가구 시청률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개인 시청률은 경향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그 감소폭은 최대 5%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성연 연구위원은 “40~60대 시청자의 TV 시청은 거의 줄어들지 않은 반면, 30대 이하 시청률은 감소하고 있다”며 “20대 이하 TV 시청률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2009년 이후 30대 시청률도 하락하고 있다”고 세대별 차이를 설명했다.

   
▲ 10~30대 지상파 시청률이 최근 들어 떨어지고 있다. 30대는 2009년 이후 급락하고 있고, 40대도 작년보다 올해 시청률이 감소했다. ⓒ AGB
 
황 연구위원은 “현재 대부분의 방송사가 매일 아침 받아드는 시청률 자료는 40대 이상의 시청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며 “(방송사들이 시청률)크기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연령대의 ‘TV 이탈현상’에 대해서는 아직도 중요하게 여기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경향의 원인을 그는 지상파 TV 단말기 이외에도 DMB, 스마트폰, 태블릿 PC등으로 TV 시청을 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웹사이트에 접속해 비디오 콘텐츠(VOD)를 시청하는 동영상 서비스 OTT(Over The Top)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상기로 전파를 전혀 수신하지 않고도 인터넷 망, 휴대 전화망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는 세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이같은 시청 변화가 지상파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방송을 전파를 통해서만 시청하지 않는 환경은 그만큼 다양한 우회경로가 보장되는 것이며, 이러한 우회 경로에 인접되어 있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방송사와 경쟁 또는 협력 관계에 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방송사는 콘텐츠 사업자로서 제한적인 지위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스마트폰 사용 이후 종이-TV-라디오 등 기존 미디어 이용 시간이 줄어 들었다.
 
   
▲ 20~30대가 스마트폰 사용을 주도하고 있고, 이들의 인터넷 이용 시간도 다른 세대보다 많다. ⓒ 닐슨코리안클릭
 
이어 그는 “관리할 수 없는 다양한 채널의 존재는 시청자가 굳이 본방을 사수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상황을 형성하게 된다”면서 “본방의 시청률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고, 이러한 상황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저변인 광고비 하락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상호 한국방송협회 연구위원은 “콘텐츠 전략 차원에서는 지상파 방송의 경우 킬러 콘텐츠를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플랫폼의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며 “단말기 산업자들이 미디어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어, 삼성 및 LG 등 단말기 사업자들의 포지셔닝 및 비즈니스 전략이 향후 미디어 산업 전망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호 연구위원은 또 스마트 TV의 보급이 보편화될 경우 "스마트TV는 검색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 검색 주도권이 네이버 등 서비스 또는 앱 사업자에게 집중되면 콘텐츠 사업자들은 네이버 등에 종속될 수 있다"고 밝혀, 지상파 방송사들의 '포털 종속' 전망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 시대에 단말기 사업자들이 얼마나 미디어 판도에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이며, 오히려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 스마트 TV가 보급될 수록 단말기 사업자의 영향력을 증가될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여러 플랫폼 사업자의 하나로 표현되고 있다. ⓒ AGB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방송 비즈니스 사업으로 성공했다고 칭하는 훌루(플러스), 넷플릭스는 결국 플랫폼의 확장”이라며 “멀티 플랫폼 시대의 성공모델을 보면 vod 서비스가 거의 유일하다. 즉, 현재까지 그나마 성공했다는 모델을 보면 기존의 영상콘텐츠 사업에서 실시간성을 극복한 것일 뿐 새로운 서비스라 칭할 수 있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정동훈  교수는 “DMB 기기 보급이 2500만 대가 넘었다고 해서 DMB 사업을 성공으로 보지 않듯이, 스마트TV 역시 그 성공 여부는 TV의 보급보다는 그 콘텐츠와 서비스의 성공여부로 보아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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