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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비 맞을경우 안전 장담할 수 없다"
"방사능비 맞을경우 안전 장담할 수 없다"
정부 '극미량' 강조에 의료학계 "비 맞지말고 외출 자제 국민에 권고해야"

[기사 수정 4월 8일 01시20분]

7일부터 8일까지 전국적으로 내리는 비에 후쿠시마 제1원전 발 방사능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방사능에 노출될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정부 당국은 ‘극미량’ ‘전혀 영향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해외나 국내 의료시민단체 쪽을 중심으로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와 비를 맞지 말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7일 전국적으로 내리고 있는 빗물과 관련해 제주측정소가 6일 밤 8시부터 12시까지 채취한 빗물을 7일 새벽 3시까지 측정한 결과(비상감시 결과) 방사성요오드131이 1리터당 2.77베크렐이 검출됐고, 세슘137이 0.988베크렐, 세슘134가 1.01베크렐이 검출됐다.

3시간 뒤 채취 및 측정한 방사성물질은 각각 2.02, 0.538, 0.333베크렐이 나왔다.

성인이 이 물을 마신다고 가정할 때,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물질의 누적노출량은 2.8~4.7베크렐(세가지 방사성 물질을 합산한 것=2.891~4.768Bq)에 달한다. 이 같은 측정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고 있는 방사성물질(방사성요오드131, 세슘137, 세슘134 모두 동일)의 권고기준치인 1리터당 10베크렐의 2배 내지 4분의 1 수준이다. 방사성물질의 이 정도 농도는 낮은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의료계의 의견이다.

   
 
 
하미나 단국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7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WHO 기준으로 볼 때 리터당 10베크렐을 넘겨서는 안되는데, 누적노출량을 계산해볼 때 기준치의 약 2 내지 4분의 1 수준”이라며 “이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기준치일 때 암 발생 확률이 10만 명 가운데 1명이라는 것이고, 또한 이것의 2 내지 4분의 1이라는 것은 한국 국민 4800만 명 가운데 140명 내지 240명 정도가 평생 동안 추가적으로 암이 발생할 확률이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10만명 중 1명이라는 기준이 개인적으로 볼 때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는 예방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모든 국민이 다 노출된다면 추가적인 암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이 정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되고 있을 때엔 시민들에게 ‘노출을 통제하라’고 권고한다”며 “특히 식수, 음식, 공기 등 사람이 노출될 수 있는 모든 경로에 해당하는 것을 관리하도록 촉구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알리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극미량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장담하는 것에 대해 하 교수는 “우리 나라의 경우 예방하라는 의견에 대해 방사능 공포를 조장한다고 하는데, 크게 양보해서 100만명 중의 1~2명이 추가적으로 암이 발생할 확률이 생긴다고 해도 정부는 국민에게 사회적 노출을 더욱 더 줄이라고 해야 옳다”며 “‘극미량이니 건강에 미치는 피해가 적다’고 할 수는 있어도 ‘극미량이니 안전하다’고 해서는 안된다. 안전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도 “정부는 사전예방의 법칙에 따라 가능하면 국민들에게 방사성물질 우려가 있으니 외출을 자제시키고 체육활동을 금지시키도록 얘기해주는 것이 맞다”며 “극미량으로라도 계속 노출되면 인체 내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건연합은 앞서 지난 6일 논평을 내어 “비는 대기중 방사선 물질을 한꺼번에 몰고 지상에 떨어지질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어린이들, 임산부들의 경우 전리방사선(핵분열을 일으키게하는 방사선을 총칭)은 위험하다. 어린이들은 세포분화상태가 활발해 전리방사선이 분화되는 세포를 주로 공격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고 우려했다.
 
보건연합은 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전국민에게 비를 맞지 말고 불가피하지 않은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려야 하고 △교육당국은 사전예방원칙에 의거하여 최소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휴교령 고려를 포함해 야외활동 자제권고를 즉시 내릴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 방사능 낙진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이에 따른 국민행동지침을 내리라고 덧붙였다.

한편, 6일밤~7일새벽 내린 빗물에 섞인 방사성물질 농도의 의미를 추정한 이 같은 계산법과 관련해 우석균 보건연합 정책실장은 "국제적 보건기구들이 채택하고 있는 ‘무역치 선형모델(LNT)’에 근거한 것으로, 이는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노출되는 양에 비례해 위험성이 커지는 질병 모델을 말한다"며 "전국에서 검출되는 양이 동일하다는 가정을 한 것이지만 위험성을 추정할 땐 이렇게 계산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로 한정할 경우 인구 50만 명으로 보면 1~2명이 평생동안 추가적으로 암이 걸릴 확률이 생긴다는 것인데 이를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낮 송고한 기사에 인용된 측정치 보다 한국원자력기술원이 1000배가 검출했다고 수정 발표했고, 일부 계산법의 착오로 다시 계산한 결과를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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