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방송사 사장 인선을 앞두고 청와대 고위 인사를 만나 방송 장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노조 장악을 자신하면서 충성맹세를 했었다는 현 정부 실력자가 김인규 KBS 사장이라고 오마이뉴스가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인터뷰 등을 통해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인규 KBS 사장은 당시 양 전 비서관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당시 만남에서 '청와대의 방송사 인선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며 양 전 비서관과 오마이뉴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오마이뉴스는 29일 오후 송고한 기사를 통해 양 전 비서관이 당시 만난 인사에 대해 "뜻밖에도 김인규 현 KBS 사장이었다"며 "양 전 비서관은 김 사장이 자신을 만나 'KBS를 장악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나를 밀어 달라고 청탁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 김인규(왼쪽) KBS 사장. ⓒ연합뉴스 | ||
예상하지 못한 김 사장의 방문에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화기애애해야 할 자리는 예상보다 일찍 끝났으며, 유력 정치인의 동생인 한 인사가 '단둘이 차나 한잔 하자'고 제안해 근처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찻집에 들어선 이후 화장실에 간다던 그는 돌아오지 않았고, 대신 그 자리에 김 사장이 다시 나타나 10여 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양 전 비서관은 당시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김 사장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KBS를 잘 장악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말한 것 외엔 없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KBS는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김인규 사장이 "양 전 비서관의 로비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명예훼손 혐의로 즉각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29일 저녁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 ||
김 사장은 "오히려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에 정권이 개입해서는 좋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으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양 전 비서관의 적반하장식의 무책임한 주장으로 자신과 KBS의 명예가 훼손된 만큼양 전 비서관과 이를 인용보도한 오마이뉴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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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 전 비서관은 자신이 쓴 글과 주장은 한 글자도 틀림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방송사 인선 개입이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는 김 사장의 주장에 대해 "(그 자리에선) 전혀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