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인터넷의 발달이 통신사에게 긍정적인 결과만을 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 인터넷 환경이 좋아지면서 음성통화 및 문자 요금에 기반을 두는 통신사 수익구조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에 거주하는 유아무개씨는 중국 교포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가 최근 한 달여 동안 대부분 끊겼다고 전했다. 그간 많은 교포는 한국에 전화를 걸 때 기존 통신사 요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왔다.

그러나 중국 최대 통신회사인 중국전신은 최근 수익 감소 등을 이유로 인터넷 국제전화 이용을 막았다. 일찍 관련 소식을 접하고 사용하는 번호를 바꾼 이들은 무사히(?)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상당수는 이미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환경 변화로 통신사업자가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것은 비단 중국만의 일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채팅 앱(어플리케이션)이 이동통신사의 문자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인기 앱 중 하나인 카카오톡은 가입자끼리 문자를 주고받는 것처럼 채팅할 수 있는데, 건당 20원의 이용료가 부과되는 기존 문자 서비스와 달리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카카오톡은 현재 4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등의 메시징 서비스 이용이 는다는 것은 그만큼 문자 서비스 이용이 준다는 얘기도 된다.

무료 메시지 앱 인기에도 흔들리지 않던 통신사도 음성통화 시장이 흔들리는 것에는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지난 8월 SK텔레콤이 올인원55(월 5만5천 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이들에게만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KT도 지난 6일 모바일 인터넷전화 사용을 막기로 했다.

KT는 지난 6일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i-밸류(5만 5000원) 이상의 요금제에서만 가능토록 서비스를 제한했다. 통신망 부담 증가와 VoIP(인터넷전화)업체의 무임승차 차단, 음성통화 수익 감소가 그 이유였다. 바이버의 경우 1분 통화하는데 1MB(메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0초에 18원인 기존 음성통화 요금과 비교하면 무료에 가깝다. 무료 모바일 인터넷전화 앱의 등장이 스마트폰 이용자 증가와 맞물리면서 음성통화 요금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통신사가 수익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신호철 전문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모바일 앱 전망을 하며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활성화는 정부의 규제 정책에서부터 사업자의 입장에까지 다양한 이슈와 관련돼 있으나 대부분의 산업 분석가들은 이동통신사들이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수용함으로써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주피터리서치는 지난 9월 모바일 인터넷전화 사용량이 올해 150억분에 달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4700분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수는 11월 말 680만대를 넘어섰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