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인방송센터가 개국한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난시청이 심해 상당수 경기도와 인천 등 방송 권역 시청자가 KBS1TV 경인방송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방송시설에서도 수신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라 직접 안테나로 전파를 받아 방송을 시청하는 일반 가정의 경우 수신 상황이 더 열악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KBS 경인 1TV는 지난 달 13일부터 방송 송출을 시작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가 요청한 ‘KBS 경인방송센터 허가’를 두 달 만에 승인해줬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개국을 허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에 위치한 송신소의 방송 커버리지가 이전 90%보다 23% 낮은 67%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SO들도 KBS 경인 1TV 전파가 잡히지 않아서 난리”라며 “수신이 되도 화질이 좋지 않아 그대로 방송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KBS1TV의 경우 방송법상 의무재송신 채널이기 때문에 SO가 반드시 동시 재송신을 해야 하는데, SO에서조차 안정적인 수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지역 SO의 설명도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수신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있어 계속 수신점(안테나로 전파를 깨끗하게 받을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고 있다”며 “용문산 송신 내용이 정상적으로 도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KBS 경인 1TV 방송을 내보내고 싶어도 깨끗하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 SO는 궁여지책으로 서울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는 KBS 경인방송센터 개국으로 KBS 1TV 방송 송신소가 남산, 관악산에서 경기도 용문산으로 변경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송신소를 기준으로 난시청 지역에 중계기가 설치돼 있는데, 송신소가 바뀌면서 새로운 난시청 지역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KBS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인지역 방송 수신율은 아날로그 약 79%, 디지털 올해 80%, 내년 90%”라며 “KBS 경인 1TV 허가 심사 단계에서 SO의 재송신 부분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 SO가 전파를 못 잡는 부분은 허가 이후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좋은 수신점을 찾기 위해 오는 7일 방통위와 KBS, SO가 공동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방송 종료가 2년여 남은 상황이어서 아날로그 방송 난시청 해소를 위해 추가 시설투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S는 “현재 IPTV와 위성방송을 통한 직접 수신은 문제가 없다”며 “SO와 방통위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문제없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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