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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악기는 파업 때문에 망한 게 아니었다"
"콜트악기는 파업 때문에 망한 게 아니었다"
동아일보에 정정보도 소송 승소 "인건비 절감 위한 위장 폐업"

7년 파업의 눈물? 노동조합의 강경 투쟁 때문에 회사가 문을 닫게 됐다는 왜곡 보도에 맞서 2년여의 법정 투쟁을 계속해 왔던 콜트악기 노조가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지난 9일 서울고등법원 민사 13부는 동아일보 2008년 8월2일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 "회사의 폐업을 노조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고 보도한 것은 허위로 봐야 한다"면서 동아일보에 정정보도 게재와 함께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동아일보에 반론보도문을 게재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콜트악기 노조는 반론보도가 아닌 정정보도를 요구했고 정식 재판 끝에 승소했다. 재판부는 "콜트악기의 폐업은 노사문제만이 아니라 생산기지 해외이전이라는 경영상의 판단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이를 순전히 노조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고 보도한 것은 허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문제의 기사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 때문에 직원 120여명이 평생 직장을 잃고 모두 거리로 나앉게 됐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성이 떨어져 수출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해외 바이어들이 고개를 돌렸다"고 노조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주장이 인건비가 낮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겨가기 위한 구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기자가 회사의 경영 자료만이라도 객관적으로 인용했다면 오류를 쉽게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콜트악기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원가에서 급여와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기준으로 23.5%였다. 이 회사는 24억627억원의 영업손실과 1억7328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경영이 어려운 건 사실이었지만 정리해고가 필요할 정도로 절박한 상태거나 폐업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 동아일보 2008년 8월2일 11면.  
 
콜트악기는 2007년 기준으로 매출이 1500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통기타 제조업체였다. 그런데 폐업 이후에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같은 기타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고 여전히 국내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콜트 기타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경영 악화는 핑계일 뿐이고 인건비 절감을 위한 해외 이전이 목표 아니었느냐는 이야기다.

전국금속노조 콜트악기 지회 방종운 지회장은 "법원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여 반론보도를 싣고 끝낼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동아일보가 명백히 잘못된 기사를 썼다는 걸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 지회장은 "자본이 더 많은 이익을 찾아 떠나면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언론이 이를 거들어 파업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고 왜곡 보도를 쏟아냈다"면서 "단 몇 줄이라도 이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콜트악기 노동자들은 3년째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문화연대  
 
콜트악기는 폐업 1년 전부터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한 직원이 분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법원에서 부당 해고 판정을 받고도 이들을 복직시키지 않았다. 폐업 이전에도 이 회사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하청 공장에서 반제품을 들여와 완성하는 형태로 기타를 제작했는데 폐업 이후 공장을 모두 해외로 이전했다. 방 지회장 등은 "이는 명백한 위장 폐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방 지회장에 따르면 콜트악기 노동자들은 지난 2년 동안 건설업 일용직 등을 전전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방 지회장은 폐업 무효 소송을 내서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다른 동료들은 부당해고 반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방 지회장은 "힘겨운 싸움이지만 우리가 이 싸움에서 진다면 우리나라에 공장이 남아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인건비 좀 싸다고 노동자들을 제물로 삼는 먹튀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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