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기자들이 '사이판 총격사건'에 무심하다는 기자의 지적이 제기됐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7일 팀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에서 "전국의 수많은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의 블로그에 따르면, 김 기자가 척추에 관통상을 입은 박재형(39)씨의 형 형돈(43)씨를 처음 취재하러 갔을 때 그는 이미 자신을 만나 취재한 신문과 방송사 기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신문과 방송에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김 기자가 지난해 12월14일 이 문제를 최초 보도한 셈이 됐다. 그 보도 이후 김 기자는 박형돈씨의 연락처를 묻는 몇몇 언론사의 전화를 받았고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러나 실제 보도가 이뤄진 곳은 국민일보 쿠키뉴스와 시사인밖에 없었다고 김 기자는 밝혔다.

   
  ▲ http://100in.tistory.com/  
 
그럼에도 김 기자와 고재열 시사인 기자, 그리고 한사 정덕수씨 등 여러 블로거들이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여론형성과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김 기자는 "이 정도 상황이라면 그동안 침묵했던 다른 언론도 나설 때가 된 것 아닌가"라며 "서울과 경남의 방송사가 취재를 시작했지만, 신문사들은 여전히 무관심"이라고 꼬집었다.

'사이판 총격사건'은 지난해 11월20일(현지시간) 사이판을 여행 중이던 박재형씨 등 한국 관광객 6명이 무장괴한의 총기난사로 부상을 입은 사건이다. 현지 경찰 조사결과 무장괴한은 사이판 실탄사격장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국계 30대였으며, 1년간 임금을 받지 못하자 사격장에서 탈취한 총기와 실탄으로 주인부부를 살해한 후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기자의 취재 결과, 이번 관광을 맡은 국내 굴지의 여행사는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없다"고 하고 사이판정부와 한국정부 역시 책임지려하지 않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생을 데리러 간 박형돈씨는 그가 돌아오는 과정에서 국내 한 항공사 임직원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언론과 접촉을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경남도민일보 2009년 12월14일자 17면.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사이판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여행사 간부가 치료비는 모두 책임지겠다는 식으로 얘기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말을 바꾸던군요. 내부 법률팀 자문 결과 법적인 책임이 없다면서, 오히려 언론이나 인터넷에 알려 회사에 피해가 올 경우 소송도 고려하겠다며 은근히 협박까지 하더군요."

박형돈씨는 경남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항공사 임직원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YTN 보도에 힘입어 동생을 데려올 특별기 제공이 결정되자 3시간 먼저 민항기편으로 서울에 왔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항공사 임직원들이 저를 에워싸고 언론과 접촉을 막더군요. 여행사와 항공사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저의 언론 접촉을 막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해 "국민으로서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느낌이라도 좀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그에게 "언론이나 인터넷에 호소해봐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산 사격장 화재사고로 일본 관광객이 숨지자 국무총리와 장관이 찾아가 무릎을 꿇은 그 정부가 바로 이 정부라는 데 가족들은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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