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덕훈(사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신임 사장이 19일 "교육방송은 다른 도메인(영역)에서 타 방송사와 경쟁할 게 아니라 교육 영역으로 특화해 교육 기반 스페셜티(전문성)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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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사장은 이날 서울 도곡동 EBS 본사 사옥 1층 'EBS스페이스' 홀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주관으로 열린 '곽덕훈 사장 임명자에 대한 검증 공청회'(직원들과의 대화)에 참석, EBS의 편성 방향과 관련해 이런 의견을 피력했다.

곽 사장은 "EBS의 종전 기본 편성 원칙엔 공감한다. 영구직이 아닌 3년 계약직으로서 (구성원들이 세운 기존 원칙을) 흐트러뜨리지 않겠다"면서도 "교육방송의 콘텐츠는 교육인 만큼 (성과를 내고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교과 과정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상파방송 채널에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등을 편성, '평생교육' 채널로 차별화하는 것엔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인사 내정설'이 돌고 있는 부사장 임명과 관련, 곽 사장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EBS를 발전시킬 만한 역량이 있는지가 중요하지 신분은 중요치 않다. 누군 되고 누군 안 된다는 편견을 갖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EBS 출신 인사도 후보 중 한 명일 뿐"이란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통합 사옥' 신축 추진과 관련해선 "사옥 건립을 한 치 오차 없이 추진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선언적으로 '자신 있다'고 하기보다는 돈 줄 곳을 설득해 실제 돈을 받아오는 게 중요하다.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간평가를 받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은 "없다. 받지 않을 만큼 하겠다"고 일축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노조가 마련한 선언문에 곽 사장이 동의하는 형식을 놓고 잠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조 쪽은 곽 사장이 EBS의 독립성·전문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로 '노사가 법적으로 보장 받고 있는 EBS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전하기 위해 공동 대응한다' 등 4개 항으로 이뤄진 선언문을 읽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곽 사장은 "충정은 이해하지만 (노조가 만든 선언문을) 읽거나 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여지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요구 수용을 거부했다. 그러자 한 노조 관계자는 "EBS의 독립성·위상 부분은 검증 공청회의 핵심적 부분"이라며 "원칙적인 것을 전략이란 말로 애매하게 넘기려 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이날 곽 사장은 공청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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