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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KBS 부위원장 "이병순 나가라" 성명썼다 '집중난타'
강동구 KBS 부위원장 "이병순 나가라" 성명썼다 '집중난타'
사내게시판에 올리자 "몰랐나, 그동안 노조 뭐했나" '역풍'

KBS 노동조합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현 KBS 노조 부위원장이자 차기인 12기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강동구씨가 인력감축·상여금 반납 등을 뼈대로 한 이병순 사장의 비상경영계획을 맹비난하는 성명을 사내 게시판(KOBIS)에 올렸다가 기자·PD·행정·기술 파트 사원들로부터  '후안무치'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이 정도면 이병순 사장이 나가는 게 KBS 희망이다"라는 제목의 개인 성명에서 "사람 줄이고 임금깎아 수지 맞추는 경영은 34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구 KBS 노조부위원장 "이병순 나가는 게 희망" 성명 올렸다 '된서리'

   
  ▲ KBS 노조 박승규 위원장과 강동구 수석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8월8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 민주광장에서 KBS에 공권력이 투입됐을 때 실시한 삭발식 장면. 김수정 기자  
 

강 부위원장은 이 성명에서 "지난 10일 열린 비상경영회의는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 간부들이 위기탈출의 비전을 갖고 있지 않으며 공영방송 철학조차 없다는 것만 증명했"며 "문제는 탈출방향"이라고 따지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현 경영진과 간부들이 회의에서 내뱉은 '인력구조 슬림화, 시니어 그룹 연봉계약직 전환, 방송보조인력축소, 상여금 체력단련비 반납' 등…'직원 쥐어짜고 대박 드라마 만들어 광고도 따고 수신료도 올린다'는 것이다. 마치 무능경영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정연주 사장 때의 6.1 경영혁신안 판박이를 보는 듯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공성 강화'가 KBS 유일한 목적이자 수신료 인상 명분"이라며 "KBS가 공영방송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상업적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야 한다. 정연주 사장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이병순 사장호 KBS는 정권을 향한 '보호색 본능'을 가진 방송으로 찍히고 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불편부당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을 수행하고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의 공론의 장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 12대 KBS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강동구(왼쪽) 현 노조부위원장 사진. ⓒKBS노보  
 

"이병순 방향타 잃어…양아치식 협박하려면 스스로 나가야" 주장

강 부위원장은 또한 공공성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장 압박으로부터 독립'이고, 이를 위해선 "단계적으로 광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득하라"고 촉구하면서 이병순 사장을 이렇게 비판했다.

"이병순 사장은 공영방송 경영의 방향타를 잃었다. 방송은 사람이다. 공공성은 창의성이다. 직원 사기 떨어뜨리면 창의적이고 공공성 강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없다. '안 자를테니 월급 깎아라' 식의 양아치 협박으로 직원과 노조를 겁박할 생각이라면 피를 보기 전에 이병순 사장 자신이 먼저 조용히 나가는 게 낫다. 그게 KBS 희망이다. 이런 식 경영은 정연주와 다를 게 없다. 사람 줄이고 임금깎아 수지 맞추는 경영은 34기도 한다."

얼핏 보면 강 부위원장의 주장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고민과 위기대처에 대한 원칙을 토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발 내용의 중심에는 인력감축· 월급 삭감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식과  비상경영에 대한 불안감을 매개로 대다수 사원들과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생각이 읽힌다.  그러나 이는  강 부위원장이 이병순 사장이  '불·탈법' 밀실 이사회를 통해 새 사장으로  들어올 때 반대는커녕 변변한 비판 한 번 한 적 없는 KBS노조의 집행부 2인자 자리를 차지하면서 지켰던 침묵과는 너무도 다른 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KBS 박승규 노조위원장은 이병순 사장에 대해 낙하산 사장이라고 비판하는 사내 안팎의 질타에 대해 KBS외부에서 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낙하산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최근 프로그램 개편 과정에서 일어난 잡음에도 침묵을 지켜왔다.

실제로 지난 8월21일 불탈법 이사회 저지를 위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6층 앞 복도에서 KBS 사원행동과 공동투쟁을 전개하던 박승규 노조위원장과 강동구 부위원장은 사원들과 청경이 대치했을 때 '노조는 뭐하는 거냐, 좀 더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사원행동의 요구에 대해 "이러면 사원행동과 함께하기 곤란하다"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박 위원장과 강 부위원장은 더 강하게 밀고 들어가자는 사원들의 요구에 "준법투쟁을 할 것" "하려면 당신들이 해보든가 하라"고 해 현장에 있던 사원들의 감정적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이사회에서 이병순 사장을 제청하자 노조 비대위를 열어 이 사장은 낙하산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이 글에 대한 댓글은 강 위원장의 주장이 진정성을 잃었다는 혹독한 비판 일색이었다. 14일 오후 4시 현재 모두 2400여명의 조회를 기록한 이 글에는 기자·PD·행정·기술파트 소속 조합원(사원) 52명이 실명으로 댓글을 게시했다.

기자·PD·기술·행정파트 사원들 "이럴 줄 몰랐나…그렇게 싸울 때 노조는 뭐했나" 댓글 일색

유종훈 편성제작팀 PD는 "이럴 줄 모르셨나"며 "알고도 안 막았다면 직무유기지만 몰랐다면 차라리 할 말이 없다. 낙하산이 아니라며 후배들 가슴에 피멍들게 할 때는 언제고…이렇게 민망한 성명서는 처음 읽어본다. 34기 언급하지 마시라. 부끄럽게 뒷북치는 일은 34기도 하지 않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염지선 스페셜팀 PD는 "그간 회사에 있었던 일련의 비상식적인 사태에 대해 방임, 아니 직무유기한 이유는 뭔가"라며 "얼굴에 철판깔지 않고서야 이런 성명을 올릴 수 있느냐.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했다.

한준서 드라마2팀 PD는 "노조가 이런 말 할 자격 있느냐. '자기조직 파괴' '제살깎기'를 서슴지 않은 노조가 감히 '양아치'라는 표현을 쓸만큼 떳떳한가"라며 "정권을 향한 '보호색 본능'이라고 했나. 지금 당장 거울을 보라"고 지적했다.

"왜 직무유기했나, 부끄러운 줄 알라…준법투쟁만 하겠다더니"

이병기 관재팀 소속 사원은 "공자님 말씀은 겁쟁이도 한다"며 "준법투쟁만 하겠다는 니들이 과연 언론사 노조냐"고 비난했다.
 
이지운 시사정보팀 PD는 성명에 대해 "구구절절 맞는 말 해놓고 욕들어먹는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꼬집었다.

김현석 시사보도팀 기자(사원행동 대변인)는 "정권을 향한 '보호색 본능'을 가진 방송으로 찍히지 않기 위해, 이유 없이 창씨개명당하는 굴욕을 당하지 않기위해 많은 조합원들이 천막을 치고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며 "공정방송위원회 노측 대표인 부위원장으로서 이런 조합원들의 절규에 대해 어떻게 응답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는 게 순서일 것같다. 다시 2년을 맡겨달라며, 선거에 나오기 위해 이런 글로 조합원들을 현혹하려 하시지 말고"라고 비판했다.

김현석 기자 "정권에 보호색본능 방송 안 되려 '절규'하고 있는데 노조는 뭘했나 돌아봐야"
 
김영동 라디오 1FM팀 PD는 "이사회에서 사장임명제청이 된 바로 그날, 큰 웃음과 박수로 노조 비대위 회의를 끝낸후 '새 사장에게 바란다'는 환영성명을 작성하던 장본인 아니냐"며 "똑같은 글이 쓰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풍자했다.

최형준 편성제작팀(부산) PD는 "진짜 34기는 왜 들먹이냐"며 "또 34기 단체 성명이 나와야 되겠다"고 했다. 김경정 1라디오팀 PD도 "정말 창피한 줄 알라"며 "조합원들이 정말 노조를 절실하게 필요로 했을 때, 노조 선배들은 아무 데도 없었다. 죽을 때까지 못 잊는다"고 규탄했다.
 
최경영 스포츠중계제작팀 기자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KBS조합원들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며 "님의 대장 박승규를 따라 가라…그러나 더 이상 노조의 이름을 더럽히려 하진 말라. 강동구의 진정성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석구 드라마1팀 PD도 "참 후안무치도 이 정도면 거의 자아분열 수준 아니냐"고 거들었다.
 
이승호 화성송신소 소속 사원은 "이런 글을 쓴 이유가 PD나 기자들에게 욕먹어 가며 기술 등의 다른 직종 조합원들의 동정표를 얻으려는 매조키스트적인 고육지책이라면 상황판단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동정표 얻으려는 고육지책이라면 상황 잘못판단"
 
반면, 조순이 교양기술팀 소속 사원은 이 글에 대해 "'공영방송 KBS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고민"이라며 "꼬투리 잡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처럼 여기저기 물고 늘어지는 꼴 들이 우습지 않은가? 성명서 내용도 아닌 개인에 대한 성토만 난무하니 정말 답답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동 1FM팀 PD는 "이 글자체는 공영방송 KBS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온 고민이 아닌 단지 입으로만 하는 고민임을 알기에 비판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글에 대한 사원들의 찬성과 반대는 오히려 찬성이 320여건으로 반대 270여건보다 많다.

다음은 강동구 노조 부위원장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 정도면 이병순 사장이 나가는 게 KBS 희망이다!

이병순 사장 취임 후 처음 나온 ‘KBS 열린마당 특보’는 ‘이병순호 KBS’에 희망이 없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비상경영회의는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 간부들이 위기탈출의 비전을 갖고 있지 않으며 공영방송 철학조차 없다는 것만 증명했을 뿐이다.

위기는 강조하지 않아도 다 안다. 문제는 탈출방향이다. 경영진과 간부들은 회의에서 “인력구조 슬림화, 시니어 그룹 연봉계약직 전환, 방송보조인력축소, 상여금 체력단련비 반납” 등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또 편성과 제작본부장은 “제작비 절감보다는 경직성 경비 절감 우선”, “드라마 위주 광고수입증대”를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장은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고 강변한다. 요컨데 “직원 쥐어짜고 대박 드라마 만들어 광고도 따고 수신료도 올린다”는 것이다. 마치 무능경영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정연주 사장 때의 6.1 경영혁신안 판박이를 보는 듯 하다.

자기조직 파괴, 제살깎기를 하면 국민이 감동하는가? 정연주 사장도 간부수를 1120명 줄이고 지역국을 7개 없앴다. 단기간에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를 쏟아 붓기도 했다. 그러나 수신료를 못 올렸다. 왜 실패했을까? 실패 원인은 ‘공영방송 KBS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 ‘KBS는 MBC,SBS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국민들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공성 강화’가 KBS 유일한 목적이자 수신료 인상 명분이다. KBS가 공영방송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상업적 영향으로 부터 완전히 독립해야한다. 정연주 사장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이병순 사장호 KBS는 정권을 향한 ‘보호색 본능’을 가진 방송으로 찍히고 있다. KBS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불편부당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을 수행하고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의 공론의 장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KBS 경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KBS 공공성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압박으로부터 독립이다. 상업방송과의 출혈경쟁을 통해 시장경쟁력 있는 프로그램 생산만을 지향한다면 "KBS가 MBC,SBS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영원히 답하지 못할 것이다. 드라마와 킬러 콘텐츠 생산을 중심으로 자원을 배분하자는 제작 본부장 주장은 그래서 위험하다.

KBS가 자본과 시장으로부터 독립해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단계적으로 광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득하라. ‘수신료를 1000원 올리면 하루 18시간 가운데 11시간 30분, 66% 광고없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라. 그게 직원 몇 백 명을 줄였다는 것보다 국민에게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는데 훨씬 설득력 있는 명분이다.

이병순 사장은 공영방송 경영의 방향타를 잃었다. 방송은 사람이다. 공공성은 창의성이다. 직원 사기 떨어뜨리면 창의적이고 공공성 강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없다. ‘안 자를테니 월급 깎아라’ 식의 양아치 협박으로 직원과 노조를 겁박할 생각이라면 피를 보기 전에 이병순 사장 자신이 먼저 조용히 나가는 게 낫다. 그게 KBS 희망이다. 이런 식 경영은 정연주와 다를 게 없다. 사람 줄이고 임금깎아 수지 맞추는 경영은 34기도 한다. 이병순 사장이 제대로 된 공영방송 경영을 하겠다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해 철학도 비전도 없이 몰상식한 발언을 한 간부부터 모두 쳐라. 그게 비상경영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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