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 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한때 잘 나가던 프리이빗 뱅커다. 그가 시민운동에 뛰어들게 된 것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 즉 외국인 투자자를 가장한 국내 정치권이나 권력 상층부가 깊이 연루돼 있다고 확신하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이 복잡한 퍼즐의 90% 이상을 풀었다고 믿고 있다.

-만약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 어떻게 되나.

“2003년 9월의 주식인수가 원인무효가 된다. 론스타는 원금에 이자만 받고 물러나야 한다.”

-이제 와서 5년 전 계약을 원인무효라고 하면 론스타가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당연히 소송을 할 것이다.

   
   
 
“그건 정부와 론스타가 풀어야 할 일이다. 만약 부실매각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게 있다면 론스타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가 정부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네는 등 조직적인 로비를 했다면 론스타에게도 책임이 있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외환은행은 부실은행이 아니었고 둘째, 론스타는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었다. 셋째, 그런데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집어삼키려면 권력 차원의 비호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결정적 근거가 있나.

“특수관계인의 비금융회사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이면 산업자본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론스타 홈페이지에 나온 것만 따져봐도 13조 원이 넘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론스타가 제출한 론스타펀드 4호만 놓고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다. 론스타는 분명히 산업자본이다.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2003년 9월 매각 때도 금감위 관계자들은 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금감위 관계자의 비공식 증언도 들은 바 있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 개입돼 있다고 확신하나.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들인 자기자본은 1700억 원 밖에 안 된다. 나머지 1조2130억 원은 모두 차입으로 조달했다. 입금내역을 보면 100억 원 단위로 원화로 입금된 부분이 보인다. 투자자는 모두 23명인데 이 가운데 원화입금은 100억 원이 1명, 300억 원이 1명, 400억 원이 2명, 500억원이 6명, 1000억 원이 1명이다. 이 자금은 역외펀드나 조세회피지역을 우회해서 들어온 국내자금일 가능성이 크다. 론스타가 파격적인 특혜를 받으면서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고 있는 것도 이들 투자자들의 역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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