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RS 개념도  
 
방송·통신을 막론한 모든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결국 ‘누가 라스트 마일(last mile)을 장악하느냐’이다.

‘라스트 마일’이란 전화국이나 방송사에서부터 시작된 전송망이 각 가정의 전화기 혹은 TV수상기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1마일 내외의 최종구간을 뜻하는 용어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어떤 고화질 동영상이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정작 그 이용자들이 접하는 맨 끝단인 ‘라스트 마일’을 장악하고 관리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사업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업계는 TV 시청의 라스트 마일인 MATV망(공동시청안테나망)의 이용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다. 이 같은 가운데 최근 스카이라이프가 새로운 해법으로 들고 나온 것이 바로 IRS(Intergrated Reception System: 광대역 공동시청시설·통합 공동시청시설)다.
IRS란 아날로그 및 디지털 TV와 라디오,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모든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공동시청시설을 뜻한다. 즉 사무용 빌딩이나 아파트 등 공동이용건물에 IRS를 설치하면 건물 내 입주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필요한 방송서비스를 골라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IRS 도입논의는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 중인 영국의 방통융합 정책기구인 DCMS(Department for Culture, Media and Sport·문화미디어스포츠부)가 이용자들의 원활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내놓은 방안에서 비롯됐다. DCMS는 디지털 방송의 보급확대를 위해 건물주로 하여금 기존 아날로그 공동시청시설을 IRS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관련 방송사·지방정부·건축협회 등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케이블TV·TV포털·IPTV 등 신규 미디어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IRS 도입은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도입비용 및 이에 대한 관리책임의 문제로,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합리적인 정책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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