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일부 보수신문과 한나라당이 '불법 자료'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경향신문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경향은 7일자 2면 <기자메모-보수언론의 '황당한 취재검증' 주장>에서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검증보도를 놓고 말이 많다.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경향신문의 '이명박 후보 처남 김재정씨 전국 47곳 땅 224만㎡ 매입' 기사를 놓고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은 '국가기관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정보'라며 마치 배후에 뭔가 있는 것처럼 국민의 시선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 한나라당과 보수신문의 '자료 출처' 의혹 정면 반박
▲ 경향신문 7월7일자 2면. | ||
박래용 부장은 "언론이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기본 의무이자 윤리"라면서 "취재 과정에서 만나고 듣고 제공받은 정보의 소스를 보호하는 것은 굳이 언론학개론까지 펼쳐볼 것도 없이 세상사 상도의와 똑같다. 그것을 끝내 밝힐 수 없다는 것을 악용해서 마치 뭔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맘껏 활용하고 있는 것은 새삼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장은 "경향신문 검증기사는 과거 모든 언론이 해왔던 취재방식에서 한 치도 다를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면서 "십 수년 동안 고위공직자 검증 때 해왔던 방식 그대로다. 부동산 취재는 지번 몇 개만 알면 간단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인터넷 대법원 등기소에 들어가면 누구든 등기부등본을 떼볼 수 있다. 단돈 500원"이라면서 "등기부등본에는 언제 누구에게 이 땅을 샀는지 매매흐름이 다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작업을 2주에 걸쳐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조각조각 다 모은 결과물"이라고 강조한 박 부장은 "이런 작업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후보에 대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기관이 통째로 자료를 주지 않고서는 이런 기사가 나올 수 없다라고 한다면 그만큼 근사하게 잘 보도했다는 찬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언급, '자료 출처'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신문을 '은근히' 비꼬기도 했다.
"일부 언론, 후보검증 노력 포기한 채 특정 세력과 합세해 언론 검증"
박 부장은 특히 보수신문들이 자료출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백번을 양보해 정치권의 당사자들은 상투적인 정치공세를 펼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일부 언론은 후보검증을 포기한 채 경향신문의 보도 경위를 문제삼는 기사와 사설을 연일 싣고 있다"면서 "언론이 특정 정치세력과 합세해 후보검증 대신 언론검증을 하는 해괴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부끄러운 한국 언론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