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노란딱지’. ‘KBS뉴스’ 유튜브 채널엔 어떤 콘텐츠에, 얼마나 많이 붙었을까.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질문하는기자들Q’가 자사 유튜브 채널의 ‘노란딱지’ 현황 4년치를 분석했다.

‘노란딱지’는 광고주 친화적이지 않은 콘텐츠에 붙는 ‘광고 수익 제한’ 표시다. 유튜브는 콘텐츠의 제목, 썸네일, 영상 내용, 해시태그 등이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콘텐츠 △유해하거나 위험한 행위 △증오성 콘텐츠 △도발, 비하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을 다룬 경우를 노란딱지 기준으로 제시한다. 노란딱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붙고, 콘텐츠 제작자는 한 회에 한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9일 ‘질문하는기자들Q’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KBS뉴스’ 유튜브 영상에 붙은 노란딱지는 총 8053건으로 나타났다. 노란딱지가 붙은 영상의 태그 중 가장 비중이 많은 단어는 396건인 ‘경찰’로 나타났다. “경찰의 신변보호 제도 미비점을 지적한 기사, 인천-제주 뱃길이 열렸다는 뉴스에도 모두 노란 딱지가 붙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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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2020년 KBS뉴스 유튜브 채널에 노란딱지가 붙은 태그 단어. 사진=KBS '질문하는기자들Q'

코로나19 비중도 높다. 9일 방송에서 공개된 노란딱지 태그 상위 19건 가운데 코로나와 연관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단어는 8건으로 확인된다. ‘코로나’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 ‘우한’ ‘신종 코로나’ ‘감염’ ‘확진자’ 등이다.

2018년엔 ‘아프가니스탄’ ‘세월호’, 2019년엔 ‘홍콩 시위’ 등 키워드와 관련해서도 노란딱지가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하는기자들Q’의 김효신 기자는 관련 기사를 통해 “유튜브가 특정 단어를 기준으로 일괄 차단을 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며 “노란딱지가 붙은 121개 단어는 모두 시청자들이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사용되는 단어다. 한 마디로 우리 국민들이 정당하게 접해야 할 뉴스를 제재한 것”이라 봤다.

KBS는 이날 방송에서 “유튜브 광고비를 유튜브 회사와 유튜버가 4:6 비율로 나눠 갖다 보니, 광고가 붙은 동영상이 추천이 잘 되는데 이렇게 노란 딱지를 적용해 광고가 붙지 않게 되면 추천 영상에서 접하기 어려워, 일반 시청자들의 뉴스 접근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KBS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유튜버 54명 대상으로 진행한 '노란딱지' 관련 불만 조사 주요 결과. 사진=KBS '질문하는기자들Q'
▲KBS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유튜버 54명 대상으로 진행한 '노란딱지' 관련 불만 조사 주요 결과. 사진=KBS '질문하는기자들Q'

반면 허위 정보가 포함된 콘텐츠에 노란딱지가 붙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인들이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이 법원에 의해 사실로 인정됐지만, 이를 부인한 유튜브 콘텐츠들이 노란딱지 없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북한 간첩이 5·18 운동을 주도했다는 가짜뉴스에도 유튜브 측이 광고제한조치를 하지 않아 정부 정책방송인 KTV와 대기업 광고까지 붙어 있다”며 “노란 딱지를 붙여야 할 데는 안 붙이고 안 붙여야 할 데는 붙이는 실태”라 꼬집었다.

노란딱지에 대한 일반 유튜버들의 우려도 전해졌다. KBS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지난해 12월 54명 유튜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40%는 ‘설명 부족’, 30%는 ‘기준 모호’, 20%는 ‘유튜버에만 상업적으로 유리’ 등을 이유로 노란딱지 제도가 문제라 답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응답도 1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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