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28일 주요 신문 1면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 일제히 장식됐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27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주요 신문의 1면 사진은 일제히 김만배씨였고, 1면에 화천대유와 관련한 법조인이나 정치인 특혜 의혹 기사가 실렸다. 김만배씨는 머니투데이 법조기자 출신으로 기자 신분을 유지한 채 화천대유를 설립해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인물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다양한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언론인들이 이 사업을 주도하면서 특혜를 챙겨온 것을 지목한 것은 조선일보였다. 중앙일보도 김만배씨가 머니투데이 법조 기자 출신임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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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주요 아침 신문 1면 모음. 

28일 주요 신문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다양한 보도를 1면에 배치했다. 다음은 28일 주요 신문 1면에 실린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영수 딸은 화천대유 보유 아파트 ‘헐값 분양’”
국민일보 “‘50억 중 45억이 산재 위로금, 비상식적’ 논란 확산”
동아일보 “‘천화동인’ 멤버들, 대장동 개발 전 땅 32% 사뒀다”
서울신문 “박영수 딸 ‘화천대유’ 아파트 분양받았다”
세계일보 “대장동 고소고발전 檢警(검경) 수사 속도”
조선일보 “이화영 보좌관 출신이 화천대유 임원”
중앙일보 “화천대유, 박영수 딸에 대장동 아파트 분양”
한겨레 “국민의힘 ‘곽상도 아들 50억’ 알고도 뭉갰다”
한국일보 “성남시, 수상한 벤치마킹 ‘초과이익환수’만 쏙 뺐다”

김만배, 법조인들 화천대유 호화 고문 위촉 이유에 “내가 좋아하던 형님들”

이날 주요 신문 1면을 일제히 장식한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참고인 조사는 대부분 사진 뉴스로 갈음됐다. 정치면에서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참고인 조사 내용이 다뤄졌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김만배 ‘정치권 로비 없었다, 곽상도 아들 퇴직금은 산재 때문’”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염려하시는 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그런 것 없다”고 밝혔다. 김만배씨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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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일보 1면. 

김씨는 이날 오전 9시54분쯤 서울 용산경찰서에 법인자금 횡령·배임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경향신문은 “언론인 출신인 그는 화천대유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김씨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의 금융 거래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4월 이를 경찰에 통보했다”고 짚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화천대유에서 473억원을 빌린 것으로 공시됐고 이 대표도 화천대유에서 2019년 26억8000만원을 빌렸다 갚았다. 큰 논란이 됐던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이유에 대해 김씨는 “그가 산재를 입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김씨와 대학 동문이다.

김씨는 화천대유에 전직 대법관과 검찰총장 등 법률 고문단을 꾸린 데 대해 “대가성은 없었다. 저랑 친하게, 제가 좋아하던 선배들”이라고 답했고 화천대유에 다닌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의 퇴직금에 대해서는 “그분은 퇴직 처리가 안 돼서 아직 결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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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향신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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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 4면 “김만배 ‘법조인 고문단, 내가 좋아하던 형님들’”이라는 기사는 김씨가 전직 대법관과 검찰총장 등 거물 법조인들에게 자문료를 지급하며 고문으로 위촉한 이유에 대해 “제가 좋아하던 형님들로 대가성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대장동 언론인들…언론 윤리에 맞지 않아”

이날 주요신문을 대상으로 ‘머니투데이’라는 검색어를 넣어 검색해보면 김만배씨가 머니투데이 출신이라는 것을 언급한 신문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였다. 조선일보는 특히 4면 “대장동 언론인들, 1000배 벌고 건물주 되고”라는 기사에서 김만배씨와 화천대유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 7호’ 최대 주주 배모씨도 머니투데이에서 함께 일했다고 언급했다.

조선일보 4면 해당 기사는 “경기 대장동 개발 사업에 막대한 이익을 본 인사들 가운데 현직 기자들도 포함됐다”며 김만배씨에 대해 “기자 신분을 유지한 채 화천대유를 설립해 대장동 사업에 뛰어들었고, 화천대유 설립 7개월 전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인터뷰했다. 김씨는 법조기자를 하면서 알게 된 인맥을 이용해 권순일 전 대법원장, 박영수 전 특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 유력 법조인들을 화천대유의 자문·고문단으로 영입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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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화천대유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 7호’ 최대 주주인 배모씨 역시 머니투데이에서 일했다며 “2015년 6월 설립된 천화동인 7호는 화천대유 사업에 1000여 만원을 출자해 12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았다. 2년 뒤인 2019년 9월엔 부산 기장군의 1042㎡의 부지를 사들여 2층 규모의 단독 스타벅스 건물을 세웠다”고 썼다.

그 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아내 MBC 기자 출신 정모씨에 대해서도 “대장동 사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개발 회사에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며 “논란이 되자 정씨는 MBC에 사표를 냈고, 3억원 상당의 퇴직금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남편인 남 변호사에게 차명으로 이름을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지만, 언론 윤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검경, 대장동 의혹 수사는 뭉개는 것 아닌가”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이라고 언급하고 “그의 해명보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수사기관의 태도”라며 “금융정보분석원이 화천대유에서 이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통보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경찰은 수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이 산재 위로금? 국민의힘 알고 뭉갰나

그 외에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언론은 관련 의혹들이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1면 “국민의힘 ‘곽상도 아들 50억’ 알고도 뭉갰다”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아무개씨가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추석 연휴 전 미리 파악했지만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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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젊은 세대의 분노가 클 것이다. 곽 의원이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며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그에 대한 추가 조처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놀라운 액수에서 특혜와 부정의 짙은 그림자가 보일 뿐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라는 후안무치한 해명 앞에서는 말문이 막힌다”며 “이 돈의 성격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야말로 대장동 의혹을 푸는 첫걸음”이라고 썼다.

경향신문도 4면에 “‘50억 퇴직금’ 알고도 감춘 국민의힘, 공세 날 세워도 ‘역풍’”이라는 기사를 배치하고 “곽 의원 탈탕 후에도 더 강경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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