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TV토론회에서 ‘시사 상식’에 가까운 질문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는 윤 후보 발언이 논란을 부른 후 홍준표·유승민 등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윤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관련 질문을 던지고 있다.

27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윤 후보에게 “작계5015를 아느냐”고 물었다.

: 작계5015 아시죠?
: 네.
: 작계5015 발동되면 대통령으로서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합니까?
: 글쎄…. 한번 설명해주시죠.
: 작계5015 아신다고 했잖아요?
: 국가, 저, 남침이라든가 비상시에 발동되는 저거 아닙니까? 작전 계획?

작계5015는 한미 연합군의 전시 작전 계획 가운데 하나다. 선제 공격과 북한 내에서의 작전에 초점을 맞춘 작전계획이다. 윤 후보는 거듭되는 압박 질문에 “제가 대통령이라면 한미연합 작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미국 대통령과 먼저 통화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홍 후보는 “작계5015가 시행되는 시점에는 이미 미국 대통령하고는 협의가 끝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TV토론회에서 ‘시사 상식’에 가까운 질문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채널A 화면 갈무리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TV토론회에서 ‘시사 상식’에 가까운 질문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채널A 화면 갈무리

홍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작계 5015는 이미 언론에도 공개된 유사시 한미 대북 작전계획”이라며 “국회 국방위에서도 공개적 토론이 수차례 있었고 많은 언론들이 이미 다루고 있어서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어야 할 안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 토론 논쟁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홍 후보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25일자 담화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선반도 지역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깨지 마라’고 경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윤 후보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윤 후보는 “(김여정이 발언을) 언제 했습니까? 이번인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거 모르면 내가 넘어가겠다”고 질문을 다시 담았다. 윤 후보는 “죄송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윤 후보는 지난 23일 토론회에서도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가 망신을 샀다. 무주택자가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윤 후보는 26일 TV 토론회를 앞두고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준비에 몰두하는 등 연이은 말실수를 만회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식 부재’를 드러냈다.

김유민 서울신문 기자는 27일 칼럼 ‘김유민의 돋보기’를 통해 “윤석열 전 총장은 안보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뉴스조차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 지지세가 강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윤석열 북한 김여정 발언 몰랐던 거는 좀 그랬다”, “‘김여정 담화 언제 했습니까?’라고 되물은 건 진짜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동아일보는 지난 25일자 사설에서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주자 중 하나로 뒤늦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그만큼 향후 5년간 국정을 책임질 자질과 역량, 수권 비전을 갖췄는지를 보다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잇단 말실수에 이어 공약 표절 시비까지 불거지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준비가 아직 안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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