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청약 통장’ 실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가 망신을 산 것이다.

무주택자가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25일 오전 유튜브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윤 후보는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 무주택자로 사셨기 때문에 틀림없이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봤을 것 같았다. 그래서 (토론회에서) 물어봤던 것”이라며 “윤 후보가 ‘집이 없어서 못 만들었다’고 답변하셔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나는 직장 생활할 때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봤다. 아직도 그 통장을 갖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오랫동안 청약통장을 갖고 있어도 경쟁률이 세고 기준 자체가 높아 (청약 당첨이) 잘 안 된다. 청약통장, 그것만 가지고 오랫동안 좌절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말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윤석열 캠프

유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입만 열면 실수다.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철학으로 배어 있다”며 “주 120시간 노동 및 손발 노동, 비정규직 관련 실언, 대구 민란 발언과 후쿠시마 원전 설화, 인문학 발언과 이번 청약통장 실언까지. 평소 준비가 안 돼 있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윤 후보는 (박근혜·최순실) 특검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을 지내며 소위 ‘적폐수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고 기소하고, 30년형을 요청한 주체”라며 “영남의 보수 유권자들이 지금까지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확실히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윤 후보에 마음을 주셨다. 그러나 윤 후보가 얼마나 적폐수사 때 가혹했는지 보면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의 청약통장 실언에 “황당한 얘기로 절대 다수 무주택 청년과 서민 가슴에 못을 박았다. 주거 안정도 주택 정책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캠프도 “윤 후보의 1호 공약은 부동산 공약이었다. 주택청약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의 부동산 공약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며 “전문가들이 써주는 공약을 공부도 하지 않고 일단 발표하고 본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 유승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25일 오전 유튜브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했다. 사진=정치인싸 화면 갈무리
▲ 유승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25일 오전 유튜브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했다. 사진=정치인싸 화면 갈무리

윤 후보 측 김병민 국민캠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승민)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청약 통장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지엽적인 답변 하나를 꼽아서 다시금 흑색선전 정치공세에 몰입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윤 후보는 과거 집이 없었지만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터라 주택 장만을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며 “청약통장도 가입하지 않았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은 점을 비꼬아서 정치 공세에 활용한 유(승민) 후보 행태는 우리 정치가 바꿔야 할 후진적 구태 정치의 원형이 아닌지 묻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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