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이 연일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자들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 보도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불쾌감을 내비쳤다. 문건 등을 기반으로 한 보도는 없이 ‘전언 보도’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언론과 야당에서 ‘몸통’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당사자는 대선 캠프에도 합류하지 않는 등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JTBC‧TV조선 “유동규가 수익 관련 내용 묵살”

유 전 본부장이 문제 삼은 보도는 JTBC와 TV조선의 기사다. 이들 보도의 특징은 각각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관계자를 취재원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JTBC는 지난 21일 “[단독] 대장동 계획 때부터 ‘수익 배분 비정상적’…묵살 정황”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JTBC는 해당 보도를 통해 “지난 2014년 사업 계획 당시부터 이미 실무진들이 ‘수익 배분이 비정상적’이라고 반발했지만 유 전 본부장에게 묵살당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아울러 성남시 관계자 전언이라고 밝히며 “특별한 업체에 유리하게끔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 당시에 그걸 수정을 했다. 사내 그룹웨어로 수정된 내용을 올렸는데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혼났다”고 전했다.

TV조선은 24일 “[단독] 성남公 전현직 ‘유동규가 대장동 민간 초과이익 환수장치 없앴다”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TV조선은 한 성남시도시개발공사 관계자의 전언이라고 소개하며 “한 내부 관계자는 당시 개발사업본부 소속이던 A처장이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며 초과 이익분을 나누는 제동장치를 마련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관련 의견을 묵살했다는 것이 TV조선 보도의 핵심이다.

TV조선은 또 “A처장은 극심한 갈등 끝에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며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내부적으론 이미 누가 올 거라고 결정이 된 분위기였다’고 증언했다”고 했다.

▲ JTBC와 TV조선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관련 보도.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 JTBC와 TV조선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관련 보도.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유동규 “본부장에게 문서도 없이 보고했단 말인가”

유 전 본부장은 이들 보도와 관련해 증언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업을 추진했던 지난 2015년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서도 수익성을 담보 못하는 만큼 민간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회의록이 헤럴드경제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제목 : [단독]2015년 성남시의회, 새누리당서도 "대장동, 수익성 담보 못해 민간 투자 있겠나]

특히 유 전 본부장은 민간 수익이 불분명하다는 여러 판단도 있었던 상황에서 JTBC와 TV조선 보도에 나온 내부 관계자가 어떠한 근거를 갖고 수익 배분 문제에 대한 묵살을 자기가 했다는 것인지 억울함을 표했다. 문서로 존재하지 않는 보고는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본부장에게는 보고를 하려면 보고서가 있어야 한다”며 “그 보고서를 만들려면 혼자 만들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팀 차원에서 접근을 하게 될 것이고 만들고 난 뒤에는 부서 간 협의가 있어야 한다”며 “이 과정을 거친 뒤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혼자서 문서를 작성했다면 그 자체가 의혹이 될 수 있다”며 “이건 팀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팀에서 움직여서 문서를 작성했다면 해당 본부장에게 올라가고 나에게 보고가 됐을 텐데 그 문서를 보여달라”며 “내가 실수한 게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런 것 없이 말만 나오는 보도는 모함 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내부자 고발이 되려면 진실에 근거해야 한다”며 “문서가 나오지 않으면 언론과 관련자라는 사람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 때문에 삶의 회의까지 느껴지고 있다”며 “댓글들을 보면 처참한 심정까지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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