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0대 대선 후보 경선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다수 정치기사가 양당 소속의 이재명·이낙연·윤석열·홍준표 등 지지율이 높은 후보 소식에 몰리고 있다. 거대 양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의 대선 후보 현황은 어떨까. 

정의당은 언론의 무관심 속에 지난 11일부터 대선 예비후보를 확정하고 당내 경선을 시작했다. 도전자는 이정미 전 당대표(20대 의원), 김윤기 전 부대표(전 대전시당위원장),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전 과천시의회 의장), 심상정 의원(전 당대표) 등 4명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주요 주자로 조사대상에 오르는 후보는 심상정 의원뿐인데 한자리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경선 선거운동을 오는 30일까지 진행해 10월1일부터 5일까지 온라인 투표와 6일 ARS투표를 진행해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투표는 선거인단을 배제하고 당원투표로 진행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후보들은 16일과 23일 TV토론회를 진행했고, 24일 오후 7시에는 정책청문회, 25일 오전 10시 3차 방송토론회, 26일 오후 2시 ‘청년이 묻고 후보가 답한다’, 28일 오후 7시 참모들의 공방전, 30일 오후 3시50분 4차 방송토론회를 진행한다. 

정의당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민주당과 연대했지만 거대양당이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어 개혁취지를 무력화하면서 소위 ‘뒤통수’를 맞았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심상정·이정미 등의 후보는 “민주당과 단일화는 없다”고 했다. 심 의원은 2007년(민주노동당 경선패배), 2012년(진보정의당 문재인 후보 지지후 사퇴), 2017년(정의당 완주)에 이어 네 번째 대선도전이다. ‘심상정이냐 아니냐’가 관건이다.  

▲ 정의당 대선 예비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상정, 이정미, 김윤기, 황순식 후보. 사진=정의당
▲ 정의당 대선 예비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상정, 이정미, 김윤기, 황순식 후보. 사진=정의당

 

올해 상반기 국민의힘과 합당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대표가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앞두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코로나19라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벌어지는 거대양당의 대선 경선은 네거티브와 돈 나눠주기 경쟁만 난무하는 이전투구”라며 “대선이 ‘받고 얼마 더’를 외치는 도박판이 된다면 누가 되든 지금의 무능과 위선의 정권이 포퓰리즘 정권으로 자리바꿈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운 리더십을 모색하는 가장 큰 기회의 마당이 바로 대통령 선거인데 저는 의사, 과학자, 기업인, 교육자, 그리고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의 현장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께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제3지대에서 대선출마를 예고했다고 해석했다. 

안 대표가 추석연휴가 끝나면 머지 않은 시점에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로선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한자리수 지지율을 보여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안 대표가 대선출마를 공식화하면 지난 19대 대선에 도전했던 후보(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모두 이번 대선에 도전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3석을 보유한 열린민주당은 당원들 의견수렴 중이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과 합당 가능성,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출마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아직 ‘대선 관련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시대전환은 대선 후보를 내지 않고 현재 당적이 없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당대표)는 지난 16일 “지난 몇 달간 중앙대표단회의 등 다양한 회의체를 통해 당원과 고민하고 토론했다”며 “정권교체나 정권재창출이 아니라 ‘정치세력교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새로운 미래로 전환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세계은행과 아주대에서 김 전 부총리와 함께 일한 조 의원은 김동연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김동연 캠프는 이후 캠프 인선을 발표하며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고, 지난 17일엔 후원금 모집 하루 만에 12억원이 모였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를 고수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경선 이후 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영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만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사진=김동연 캠프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만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사진=김동연 캠프

 

기본소득당은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6월부터 8월까지 ‘2022 기본소득선거기획단’을 꾸려 내년 양대선거(대선·지방선거) 기본계획을 준비했고 최근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며 “오는 25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하면 후보선출 과정을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외정당들도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진보당은 지난 3일 대선 후보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를 선출했다. 권리당원 약 4만명 중 2만8000여명이 투표해 92.5%의 찬성으로 결정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 후보로는 김주업 광주시장 후보, 민점기 전남도지사 후보 등 97명의 지선 후보도 선출했다. 김 대표는 심상정 의원 등과 함께 주4일 근무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사진=진보당
▲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사진=진보당

 

국가혁명당은 허경영 명예대표가 지난 18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허 대표는 1997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대권도전이다. 두 차례 대선에선 각각 7위로 낙선했고, 지난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해 3위로 낙선했다. 

국회의원은 없지만 광역의원 6석, 기초의원 19석이 있는 민생당도 대선을 준비중이다. 서진희 신임 대표는 지난달 전당대회 당시 손학규·정동영 등 민생당 소속 전직 국회의원으로 대선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관련 전략과 목표에 대해 논의 중이다. 녹색당은 오는 26일 오후 8시 당원들과 비대면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미래당도 아직 논의 중이다. 미래당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대선은 지켜보고 있고 일단 지방선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과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최근 ‘사회주의 대선·지선 공동대응과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을 위한 원탁회의’를 열고 내년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무소속 후보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23일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는 김동연 전 부총리를 비롯해 김기천·김성광·양성기·이원식·최대집 등 6명이다. 

▲ 23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대선 예비후보들
▲ 23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대선 예비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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