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지역구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 현안 문제 관련 태안군수와 지역 취재기자에게 “야 기사 똑바로 써야지”, “죽여버릴 거야” 등 막말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국토교통부는 도로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도로정책의 중장기 목표를 담은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을 심의 의결했는데 여기 ‘서산~태안 고속도로 노선’이 포함됐다. 이에 국제뉴스는 16일 태안군과 성 의원실에서 받은 보도자료를 각각 17일 1시경, 17일 11시경 기사화했다. 기사는 태안군과 성 의원실에 제공한 보도자료 내용 거의 그대로였다. 

기사를 작성한 국제뉴스 A기자에 따르면 성 의원이 이날 오전 전화를 걸어 “이 일은 내가 다 했고, 가세로(태안군수)는 여기에 ‘가’자도 걸치지 않았는데 기사를 이런 식으로 쓰면 되느냐”며 “야! 그 기사를 똑바로 써야지 태안고속도로를 누가 했는데 너 지금 기사를 그렇게 쓰냐? 가세로가 누구한테 가서 얘기를 했어? 그건 내 공약이었고, 내가 그걸 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라고 했다. 

성 의원은 이 외에도 “내가 가세로 죽여버릴 거야. 지금. 이 새끼 한 것도 없는데 뭘 얘기하고 있어. 기사에 가세로가 정부에 요구하고 했다는 그런 내용이 아냐 이거”라며 “그렇게 쓰면 안 돼. 이건 군민을 혹세무민하는 거야” 등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태안군 보도자료를 기사화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사진=성일종 의원 페이스북
▲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사진=성일종 의원 페이스북

 

그러나 국제뉴스는 취재 결과 가세로 군수는 태안고속도로 건설을 선거 때마다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제뉴스 A기자는 성 의원의 막말에 대해 지난 18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성 의원의 언행을 접한 지역 주재기자들은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자에게 도를 넘는 지적질을 했다”며 “또한 지역구 기초단체장이 주머니 속의 공기알 정도인 줄로 착각, 제멋대로 주무르려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회, 민주당 충남도당 등은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이에 문제제기했다. 민주당 충남도당은 “성 의원의 이 같은 막말과 폭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진심 어린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지난 19일 논평을 내고 “군부독재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 18일자 국제뉴스 기사
▲ 18일자 국제뉴스 기사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A기자는 논란 이후에 성 의원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특별히 (성 의원에게) 연락을 받은 것 없었고, 사과도 없었다”며 “성 의원은 장관을 만났으니까 다 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군수를 국회의원과 종속관계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아니고서야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가 군수는 “(태안군) 도로국장하고 내가 성일종 의원실에서 ‘고속도로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하자’며 태안과 가까운 구간부터 건설하자는 얘기도 했다”며 “(태안군은) 국회 국토위원장·원내대표·전 대표·지역위원장·의원분들에게 수차례 건의했고 국토부 장관·기재부 차관을 만났으며 많은 부분을 성 의원도 모르는 바 아닌데, 자기가 혼자 다 했다며 마치 내가 가로채기 했다는 차원의 이야기를 한 건 몰상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 군수는 “그런데도 언론인에게 기사를 정정하라고 호통치는 게 있을 수 있는가”라며 “군민의 대표인 군수에게 이런 막말을 한다면 평상시 인식과 가치관이 얼마나 전도됐는지 느낀다”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19일과 20일 오전 수차례 성 의원에게 관련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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