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이 부산지역 건설사인 동일스위트의 김은수 대표로부터 원가에 밴처캐피털 지분을 양도받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구성원들과 지역 시민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부산일보와 부산지역 언론은 이 사실을 다루지 않고 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5일 ‘건설과 언론의 수상한 거래’ 편에서 부산 최대일간지인 부산일보의 김진수 사장과 부산 기반 유력 건설사 동일스위트의 유착 정황을 밝혔다. 

▲ MBC 스트레이트 ‘건설과 언론의 수상한 거래’ 편 갈무리. 김은수 동일스위트 대표(왼쪽)와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
▲ MBC 스트레이트 ‘건설과 언론의 수상한 거래’ 편 갈무리. 김은수 동일스위트 대표(왼쪽)와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

부산일보의 김 사장과 강윤경 미래전략사업단장은 지난 3월 김은수 동일스위트 대표가 투자한 신기술사업 투자조합 지분을 원가에 양도받았다. 부산일보는 당시 언론에 난개발 비판을 받던 동일스위트의 기장군 일광면 금싸라기 땅 개발사업에 옹호 보도를 이어왔고 김은수 대표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김은수 대표는 부산일보 독자위원이며, 그가 운영하는 기업이 부산일보가 운영하는 기업홍보 플랫폼, 교육수익사업 등에 참여한 상황이기도 하다.

논란이 일자 김진수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개인 차원의 정상적 투자라고 주장한 뒤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히며 사과했다.

노조·기자협회 지회·시민단체 입장 내도 지역언론 ‘침묵’

이 같은 의혹에도 부산일보는 물론 지역 언론사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포털 네이버에서 지난 5일 이후 ‘부산일보’와 ‘동일스위트’를 함께 언급한 기사를 검색한 결과 MBC, 미디어전문지 외에는 오마이뉴스 등 서울 소재 5개 언론만 이를 보도했다. 부산 지역 언론은 이를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반드시 인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후 부산일보 구성원들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입장을 내는 등 기사화를 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부산일보를 비롯한 지역 언론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일 성명을 내고 “언론사 대표로서 가져야 할 윤리의식과 사명감을 내팽개친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은 즉각 사과하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은 17일 ‘부산일보 사장은 건설사 대표와 유착 의혹 관련 입장 밝혀야’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 부산일보 사옥
▲ 부산일보 사옥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는 성명을 통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지경”이라며 부산일보에 자체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 부산일보지회 역시 “명백하게 언론 윤리에 어긋난다”며 “부산일보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져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역언론의 침묵이 이어지자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역언론 톺아보기’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부산에서 불거진 의혹을 지역민에게 알리고 여론을 환기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마다함으로써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당사자인 부산일보도 마찬가지다. 단 한 건의 관련 기사도 없었으며, 부산일보 사장은 아무 일도 없었던 냥 9월 13일 자 21면 ‘부산일보 창간 75주년 맞아 40년 근속 지국장 격려’기사에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금이라도 이번 의혹에 대해 지역민에게 충실히 전하고, 사장 개인의 일탈이 아닌 이를 가능케 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신문 기사로, 지면에서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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