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에 도전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선거캠프 대변인단으로 현직 언론사 대표와 회장을 임명했다. 현직 언론인들이 언론활동을 하다 사표낸 직후 대선캠프에 합류하는 문제가 비판받는 가운데 박찬주 캠프의 경우 아예 현직 언론사 간부가 캠프 대변인을 겸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대변인들은 ‘어차피 대통령이 되기 어렵고 경선 1차 컷오프인 8명 안에도 들기 어렵기 때문에 도와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전 대장은 지난달 자신의 캠프 수석대변인으로 김은자 STN방송 회장, 대변인에 양해석 STN방송 대표를 각각 임명했다. 

수석대변인을 맡은 김 회장은 초당대 사회체육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한 스포츠인으로 에어로빅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박 전 대장은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을 역임했는데 당시 김 회장이 국민의힘 충남도당 부위원장을 3개월 가량 지냈다. 

캠프 대변인을 맡은 충남 논산 출신의 양 대표는 2009년 굿모닝논산 기자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해당 지역 일대에서 지역언론인으로 활동해왔고, 지난 2019년 충남일보 부사장을 지냈다. 현재는 STN방송·스타트뉴스 대표, 아시아뉴스통신TV 대표 등을 맡고 있다. 

▲ 박찬주 전 육군대장 대변인들이 운영하는 언론사에선 박 전 대장의 동정을 꾸준히 보도하고 있다. 사진=스타트TV 갈무리
▲ 박찬주 전 육군대장 대변인들이 운영하는 언론사에선 박 전 대장의 동정을 꾸준히 보도하고 있다. 사진=스타트TV 갈무리

STN방송은 충남 논산으로 중심으로 지역소식을 전하던 방송사였다가 지난 2018년 정부에서 방송영상 송출 자격을 받아 ‘KT올레TV 채널838’을 론칭한 유료방송사다. 

이들 대변인단이 속한 STN방송과 스타트뉴스는 박 전 대장의 동정을 상세하게 보도하는 것뿐 아니라 박 전 대장의 기고를 싣는 등 적극적으로 박 전 대장의 ‘스피커’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양 대표는 민영뉴스통신사인 아시아뉴스통신TV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양 대표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현재는 활동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 스타트뉴스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 스타트뉴스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현직 언론사 간부가 캠프에 합류한 것이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회장(수석대변인)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찬주 후보가 충남도당위원장이었고 그때 날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인연이 있다”며 “그런 인연인데 (박 전 대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니 돕는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말 국민의힘 논산·계룡·금산 조직위원장에 도전했다. 충청일보 등의 보도를 보면 “정계 진출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현직 언론사 회장이 정치권에도 발을 걸친 것이다. 

‘STN방송이나 스타트뉴스에 박 전 대장 관련 보도가 많은 것을 두고 편향됐다는 지적이 가능하다’는 질의에 김 회장은 “(박 전 대장 보도) 비중을 높이려고 하는데 우리 방송을 많이 보는지 몰라도 시청률이 적어서 평소엔 뭘 올려도 말이 없는데 이럴 때는 말이 나온다”며 “우리는 소신껏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의에 양 대표(대변인)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유력한 것도 아니고 8강도 어렵고 하니까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에 대해 더 묻자 그는 “박 전 대장에게 연락드리라고 하겠다”고만 답했다.  

김 회장 역시 “사실 (박 전 대장이) 대통령이 되긴 어렵고 8강(1차 컷오프)안에만 들어가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까지 해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차피 당선이 어려운 후보이니 잠시 돕는 것이니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 스타트뉴스의 박찬주 전 육군대장 관련 보도
▲ 스타트뉴스의 박찬주 전 육군대장 관련 보도

김 회장에게 수석대변인을 맡은 이유, 본인이 정치에 뜻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김 회장은 “정치에 뜻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며 “평생 스포츠쪽에서 일했는데 정치권에 가보니 복잡하더라”라고 답했다. 질의가 이어지자 그는 “방송사를 운영하긴 하지만 기자분과 인터뷰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기자들 상대보다는 (박 전 대장의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의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 등록 당시 브리핑을 보면 김 회장은 대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박찬주 대장님이 국민의힘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로 충남도지사 후보 물망에 올랐다”며 “대선 비전발표회를 하기 이전 조사였는데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아 지지율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대선이 유력하지 않다면 내년 있을 충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대선에 출마했을까.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그건 아니다”라며 대선 출마 이유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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