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숨진 사건이 28일 9개 신문 1면에 올랐다. 테러는 서방의 철군과 대피를 위해 수천 명의 아프간인이 모여 있는 공항 게이트에서 발생했다. 신문들은 참혹한 피해 현장을 묘사하면서 공격 배후를 자처한 IS-K(호라산) 기원을 소개하는 한편 미국 정부 입장을 전했다.

26일 오후 카불 공항의 게이트에서 자살 폭탄이 폭발해 최소 아프간인 170명과 미군 13명이 숨졌다. 탈레반은 소속 대원 2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무장 조직인 IS-K(호라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호라산을 향해 “끝까지 찾아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 임무를 관두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단위 아침신문들은 1면 머리기사에 해당 소식을 올렸다. 미군 13명의 사망 소식을 제목에 올리거나 먼저 언급해 아프간인 100여명의 사망보다 주요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28일 한국일보 1면
▲28일 한국일보 1면
▲28일 토요일 발행하는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1면 갈무리
▲28일 토요일 발행하는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1면 갈무리

경향신문은 “전쟁을 끝내고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려는 미국의 계획이 끝내 피로 얼룩졌다”며 “폭탄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00여명이 숨지는 참사”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IS-호라산이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미군 13명을 포함, 최소 170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 당했다”고 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잇따라 발생한 폭발로 아프간인과 미군이 각각 최소 90명, 13명 사망했다”고 했다.

신문들은 폭탄 공격으로 인한 참혹한 현장을 전했다. 신문들은 “연기가 자욱한 상태에서 사이렌 소리와 사람들의 절규가 뒤섞였다” “죽은 사람들은 인근 운하에 던져졌다” “토네이도에 비닐봉지가 휩쓸리는 것처럼 시신과 조각난 신체부위들이 공중으로 날아다녔다” “사람이 산 채로 불타고 있었다”(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등 생존자 현장 증언을 보도한 외신을 전했다.

▲28일 경향신문 3면
▲28일 경향신문 3면
▲28일 동아일보 1면
▲28일 동아일보 1면
▲28일 경향신문 3면
▲28일 경향신문 3면

한국일보는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 이후 대피 인파가 공항에 몰리면서 테러 가능성은 여러 차례 경고됐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바이든 대통령도 테러 가능성을 언급해왔다며 “그는 24일 G7 정상들과 화상회의 뒤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가 더 오래 머물수록 IS-K로 알려진 테러리스트 그룹의 공격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밝힌 뒤 “테러 현장까지 접근하기 위해서는 탈레반이 맡고 있는 카불 시내 곳곳의 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미 당국이 아프간에서 대피시키려던 아프간인 협조자들의 명단을 탈레반에 넘긴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미 의회는 맹비난을 쏟아냈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미 매체 폴리티코 보도 인터뷰를 인용해 “기본적으로 모든 아프간인을 살해 대상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폭탄 공격 주체라고 밝히고 호라산에 “지부명 호라산(Khorasan)은 이란, 아프간, 파키스탄 일대를 말하는 지명이다. 규모는 약 2000명으로 추정된다”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의) 일부가 2015년 1월 아프간에 진출해 탈레반에서 이탈한 수니파들과 합류하면서 IS-K를 만들었다”고 했다. 신문들은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해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밝히는 반면 호라산은 국경을 넘어 중앙아시아 등을 무대로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한다고 설명했다.

▲28일 세계일보 2면
▲28일 세계일보 2면
▲28일 조선일보 2면
▲28일 조선일보 2면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하는 데에 호라산이 ‘배교자’ ‘배신자’로 비난해왔다고도 했다. 한겨레는 “호라산은 이슬람주의 세력 내에서 탈레반의 최대 경쟁세력이자 적대세력”이라며 “UN 보고서를 보면 2020년 6월 새 지도자로 샤하브 무하지르가 등극해 미국과 평화협상을 추진한 탈레반의 온건 노선 선회에 불만을 품은 대원들을 빼오는 일에 박차를 가해왔다고 평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호라산) 보복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미국으로선 탈레반과 공조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철군 시한을 오는 31일로 고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28일 한겨레 7면
▲28일 한겨레 7면

“한계 몰려” 보건의료노조 내달 2일 총파업 결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공공의료확충·강화와 인력 확충, 처우 개선을 요구로 걸고 9월2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의료 현장이 한계 상황에 방치돼 왔다며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병원 확충과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등을 대표 요구로 걸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8~26일 총파업 투표에 조합원 4만5892명(81.8%)가 참여해 4만1191명(89.8%)가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26일 11차 노정교섭에서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지만 정부가 핵심 쟁점에서 “검토하겠다”, “협의하겠다” “연구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한다며 명확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쟁의조정 기간인 다음달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28일 경향신문 1면
▲28일 경향신문 1면
▲28일 세계일보 1면
▲28일 세계일보 1면
▲28일 동아일보 6면
▲28일 동아일보 6면

세계일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2년 가까이 한계에 내몰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결국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며 “노조는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공공의료 개선 등에 대한 노조원의 간절함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등으로 구성된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선 “정부는 파업 개시 전까지 보건의료인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면서도 방역 대책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을 제시했다.

한겨레는 “보건의료노조는 2016년 성과연봉제와 의료민영화 반대 이후 5년 만에 총파업을 앞두게 됐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의료진 5만600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2004년 주5일제 도입 총파업(3만6000명) 당시보다 많은 역대 최대규모”라고 했다.

▲28일 조선일보 12면
▲28일 조선일보 12면
▲28일 한국일보 6면
▲28일 한국일보 6면

반면 정부는 전날 협의를 통해 의견을 좁혔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브리핑에서 “국립중앙의료원 기능을 강화하고 국립대 병원의 소관 부처를 이관하는 협의 등에선 입장차를 좁혀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가 밝힌 사항들은 재원 문제가 개입되지 않는 것들이 대다수이며, 노조 측은 재정 지원을 수반하는 인력 문제 개선을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경향신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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