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재보선 단일화 이후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조선일보는 연일 안 대표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이는 윤 후보가 시도하려 했던 중도확장, 야권확대를 고려한 보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윤 후보가 정치참여를 선언한 지난 6월29일 이후 조선일보에서 안 대표나 국민의당이 기사제목으로 뽑히거나 주요 취재원으로 등장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로 출마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채널A 유튜브 갈무리
▲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로 출마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채널A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7일 윤 후보가 안 대표를 만났는데 이를 전한 8일자 ‘윤석열·안철수 “우린 경쟁자이자 협력자, 함께 정권교체”’란 기사에서 비중있게 등장했다. 이 신문은 해당 기사 부제를 “중도로 勢 넓히고 실용정치 펼쳐야”로 정했다. 지난 17일자 기획기사 “윤석열은 안철수를 왜 ‘중심’에서 만났나?” 역시 윤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도였다. 

안 대표가 주요 취재원으로 등장한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지난달 28일 처음 등장했다.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사실상 결렬 이준석 “안철수가 협상 테이블 나와야”’를 통해 두 당이 대선후보 선출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합당 실무협상 결렬 소식을 전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안 대표는 중도확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대선 과정에서도 안 대표가 독자적으로는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윤 후보가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윤 후보가 정치참여 한달간 중도확장에 실패한 채 일단 자신의 지지율 방어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야권 전체로도 지지층을 넓히는 게 주요 과제다. 이는 조선일보 보도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 지난달 31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 지난달 31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윤 후보 입당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조선일보 정치면 톱기사 제목은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黨밖의 중도층 끌어오겠다”’였다. 같은날 한겨레 “윤석열, 국민의힘 전격 입당…네거티브 공세 대응 포석”, 세계일보 “이준석 자리 비운 날 경선버스 탄 尹…주도권 경쟁 예고”, 동아일보 ‘윤석열 “회견 몇시간 전에야 입당 결심”…이슈 블랙홀 제거’ 등 다른 매체와 확연히 차별화한 제목이다. 

또한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 옆에 “안철수만 남았다”는 기사를 함께 배치했다. 부제는 ‘야권 통합 마지막 변수로 “安 내달중 합당 나설수도”’였다. 국민의힘 밖, 이른바 ‘제3지대’ 후보인 안 대표를 부각하며 외연 확장을 신경쓰는 모습이다. 사실 안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한자리수를 기록해 유력주자로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조선일보가 안 대표 관련 소식을 지면에 꾸준히 다루면서 야권 내 제3지대 후보로서 존재감을 부각한다고 볼 수 있다. 

여의도에선 윤 후보가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진행하기 전인 8월 입당설과 후보 선출 이후 11월 단일화설 등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윤 후보가 입당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안 대표에게 ‘8월 합당설’ 또는 ‘11월 단일화설’로 옮겨갔다. 일단 합당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11월 단일화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탓에 경선에서 뽑힌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11월 단일화의 효과가 클지는 미지수지만 단일화로 한번 더 경쟁이 붙을 경우 시기상 오세훈 서울시장 차출도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안 대표의 미약한 지지율에도 조선일보에서 안 대표나 국민의당 소식을 꾸준히 다루는 이유다. 

조선일보는 지난 2일자 정치면에서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기싸움 소식을 다뤘고,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주에 여름휴가를 가는데 그 전에 합당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에서 반발하는 목소리를 함께 담았다. 

조선일보는 3일에도 안 대표 소식을 다뤘다. ‘靑앞 1인시위 안철수 “이준석도 동참해달라”’에서 안 대표가 “제1야당과 제2야당의 플러스 통합만이 정권교체를 담보할 수 있다”며 “중도 정당 하나를 없애버리는 마이너스 통합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 발언을 리드에 담았다. 같은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안 대표 관련 소식을 지면에서 다루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관련기사 : 안철수와 국민의힘이 결합하기 어려운 이유들]

▲ 4.7재보선 다음날인 지난 4월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
▲ 4.7재보선 다음날인 지난 4월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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